한국피앤지·자원순환사회연대, 소비자 지속가능성 설문조사 결과 발표
소비자 95.5% 환경오염 심각성에 공감...실천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필환경, 소비자 개인 노력만으로는 해결 안돼...정부와 기업 대안 필요”

배민상회가 선보인 친환경 용기 '그린' (배민상회 홈페이지 캡처) 2020.3.24/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피앤지와 자원순환사회연대가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95% 이상이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환경적인 실천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배민상회가 선보인 친환경 용기 모습.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 관계 없음. (배민상회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 소비자들은 환경에 대한 인식은 높으나 실천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환경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더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조사됐다.

한국피앤지와 자원순환사회연대가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95% 이상이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환경적인 실천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만 15세부터 59세 사이의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5.5%가 “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해 높은 문제의식을 보였다.

◇ 국내 소비자 81.6% “환경 문제 생활방식에 영향 미친다”

응답자들은 환경 문제가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81.6%의 응답자가 “환경문제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추구하는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생활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닌 소비자의 웰빙과 생활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인식했다. 이와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는 ‘실천하면 좋은 행동을 넘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활동으로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제 생활 속에서 친환경적인 실천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82.2%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활용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라고 대답했지만 이들 중 실제로 지난 3개월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노력한 응답자는 25.5%에 불과했다.

비슷한 예로, 응답자의 73.3%가 “제품을 구입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 편의성을 포기하더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답했으나, 실제로 포장이 간소하거나 제조에서 폐기까지 자원이 절약되는 농축 제품을 의식적으로 구매하고 있는 인원은 10.9%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는 생활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닌 소비자의 웰빙과 생활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반면 그에 따르는 실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피앤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는 생활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닌 소비자의 웰빙과 생활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반면 그에 따르는 실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피앤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필환경 소비, “귀차니즘과 싸우고 부족한 제도 바꿔야”

쉬운 일은 비교적 잘 실천했으나 귀찮게 여겨지는 일은 상대적으로 덜 실천하는 경향도 보였다. ‘장바구니 사용(51.5%)’, ‘양치, 면도, 세안 시 수돗물 잠그기(41.1%)’, ‘세탁 시 낮은 온도 설정(32.4%)’ 등 실천에 옮기기 쉽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항목에서는 비교적 실천율이 높았다.

반면 소비자들은 ‘페트병 배출 시 라벨지 제거(21.7%)’, ‘일회용 배달음식 포장 용기 사용량 줄이기(14.9%)’, ‘택배 상자 등 종이박스 사용량 줄이기(7.8%)’ 등 다소 번거롭거나 일상의 편리함을 타협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실천율이 떨어졌다.

단순한 귀찮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인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쓰레기나 재활용품 분리배출 기준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31%만이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한 것이 그 예다.

소비자들 중 헷갈리는 분리배출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사람은 20.2%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전체 응답자의 76.8%가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지식서비스가 있다면 구독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실천 내용을 정확하게 알려주면 따르겠다는 의지는 관찰되는 모양새다.

◇ “친환경 제품 선택지 너무 적고 가격도 비싸다”

지속가능성 실천에 있어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고 있는 한계도 엿볼 수 있었다. 한 응답자는 “친환경적인 제품이 극히 드물고, 이마저도 너무 비싸 자주 구매가 어렵다”라고 말하는 등 지속가능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과 접근성에 소비자들이 제약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응답자는 “재활용 분리를 제대로 하고 싶지만, 페트병 라벨지, 뚜껑 등은 제거가 쉽지 않으며 과대포장으로 (실제 사용할 물건보다) 버리는 쓰레기가 더 많다”라고 말해 소비자 차원의 분리배출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생활을 실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대해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환경은 소비자의 실천, 기업의 자발적 노력, 그리고 정부의 정책 정비 이 세 측면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균형 잡힌 참여가 동반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해 불필요한 생활 폐기물을 줄이는 재포장 금지와 같은 규칙은 제조, 유통 및 판매 업체와 정부, 시민사회가 적극 참여해서 이루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P&G 예현숙 대외협력 상무는 “순환 경제 시대에 자원과 환경의 보호를 위해 사회적 연대와 협력은 필수적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책임 있는 소비생활을 추구할 수 있도록 생활용품 업체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국P&G는 지난 5월 자원순환사회연대와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 생활 실천을 돕기 위한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피앤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P&G 제품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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