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세제들/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세제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LG생활건강, 애경 등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가 퍼실, 다우니 등의 외국 기업의 공세에 약해지며 세제·섬유유연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국내외 점유율 판도를 뒤엎기 위해 국내 유통기업들도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행하고 있지만 가격면이나 판촉으로 무장된 외국계 기업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다.

23일 시장분석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홈케어(생활용품) 제품 가운데 세제와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 1위를 퍼실(독일)과 다우니(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세제의 경우 LG생활건강의 테크가 2017년까지 점유율 17.2%로 1위(퍼실은 14.8%로 2위)였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퍼실에 밀리며 순위가 뒤집어졌다.

2019년 기준 퍼실의 시장점유율은 18.8%, 테크는 16.3%다. 세제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액체 세제로 범주를 좁히면 점유율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2019년 대형할인점, 슈퍼마켓, 인터넷, TV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조사한 결과 퍼실의 액체세제 시장 점유율은 24%에 달했다. 분말 세제가 대세였던 한국 시장에서는 2009년 처음으로 액체 세제가 출시됐는데 현재 전체 가구의 82.6%가 액체 세제를 사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국내 생필품의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 세제나 섬유유연제 같은 외국기업들의 브랜드가 한국시장에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브랜드가 위협을 받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국내 브랜드들의 다양한 솔루션 도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브랜드에 따라 가루 형태의 세제가 주였던 국내 세제 분위기가 액체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 또한 트렌드가 해외 브랜드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섬유유연제 시장도 2018년을 기점으로 판도가 뒤집어졌다.

다국적 기업 P&G의 다우니가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을 꺾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기준 다우니의 시장 점유율은 36.1%에 달해, 2위인 LG생활건강의 샤프란(31.9%)과의 격차를 2018년보다 더 벌렸다.

올해 초 LG생활건강은 EBS연습생 펭수를 샤프란 모델로 발탁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으나 다우니로 인해 그 공간을 침투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다다랐다.

P&G의 다우니에는 향을 캡슐로 감싸 강한 향을 오래 보존하는 향기캡슐이 들어있는데 향기캡슐이 미세플라스틱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중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섬유유연제 전 제품에 향기 캡슐을 넣지 않은 친환경 샤프란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서 관계자는 "섬유유연제와 세제 관련해서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예민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적극적으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로인해 해외 제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같다"며 "국내 제품이 해외 제품보다 더 우수하다는 등의 다양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2021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제조를 금지했다. 다만 다우니 등에 첨가되는 향기캡슐은 유럽연합이 2026년까지 대체제 마련을 권고하면서 유예기간을 연장해, 환경부도 향기캡슐을 예외로 했다.

세제와 섬유유연제 외에 샴푸, 치약 카테고리에서는 여전히 국산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치약의 경우 LG생활건강의 페리오 브랜드가 부동의 1위를 지켰고 애경 2080이 뒤를 이었다. 샴푸는 아모레퍼시픽의 려(2위)와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3위)를 제치고 TS트릴리온의 TS샴푸가 점유율 1위(16.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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