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사회적 연대,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우리는 언제쯤 코로나 ‘종식’을 외칠 수 있을까. 코로나가 처음 유행할 당시만 해도 세계보건기구(WHO)는 여름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은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유행이 시작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방문판매 업체, 종교 소모임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신규 확진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지난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이전 2주간(5.24∼6.6)보다 7.1명 증가한 46.7명에 달했다. 

WHO는 가을철 2차 대유행을 예고한 지금. 의료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가을이 되기도 전 가까운 시일 내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역의 최전선에서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은 어떨까?

국내 코로나 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어느덧 넉 달이 지난 지금.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방역 현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보건의료 인력이 ‘번아웃’ 상태다.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무더운 방호복과 높은 노동강도로 탈진하는 의료진도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11일 발표한 ‘1차 경기도 코로나 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를 보면 코로나 19 확진자를 진료한 의료진과 현장 대응팀 1112명 가운데 62.9%가 ‘코로나 19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상태’라고 답했다.

코로나 19로 죽어가는 이들을 보면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의료진도 늘고 있다. 코로나 19 대응으로 인한 ‘트라우마 스트레스’ 문항에는 16.3%가 ‘즉각 도움(정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의료진 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위험성을 묻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절반인 50.1%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감염 가능성과 감염으로 생길 건강 영향, 피해 등 감염 결과의 심각성에 대해 43.8%가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68.1%는 감염으로 인해 생길 건강 영향 및 기타 피해 등 결과가 심각하리라 전망했다.

국제간호사협회가 지난 3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 보건의료 노동자 9만명이 감염되고, 간호사 260명이 사망했다.

이대로라면 코로나 19가 종식되기도 전 우리는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코로나19 의심환자, 확진자의 응급실 방문으로 대구 지역 주요 응급의료센터가 폐쇄와 재개를 반복했고, 병원 간 전원마저 어려움을 겪는 등 지역응급의료체계에 위기를 맞은 적 있다.

코로나가 발발한 시점부터 수개월 간 쉬지 않고 이에 맞서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보다는 인력과 수당 같은 실질적 보상책이다. 의료진과 현장대응팀의 안전 보장은 물론, 정신적·심리적 위험 신호에 조기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원은 물론 전 국민의 사회적 연대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감염병 사태 장기화로 생활 속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상황도 언젠간 끝날 것이다. 평범한 일상은 잠시 미뤄두자. 방역 최전선에 선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민들이 먼저 나서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minseonlee@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