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포장 재질·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 관련 논란
“비닐은 안되고 테이프는 되면...쓰레기 정말 줄어드나요?”

재포장과 묶음 상품 관련 논란이 뜨겁다. 비판이 거세지자 환경부는 관련 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된 5개들이 라면 모습. 환경부는 “라면 5개들이 번들 묶음 할인 제품의 경우 공장에서 출시되는 제품(종합제품)이므로 재포장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한 기자 2020.06.20)/그린포스트코리아
재포장과 묶음 상품 관련 논란이 뜨겁다. 비판이 거세지자 환경부는 관련 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된 5개들이 라면 모습. 환경부는 “라면 5개들이 번들 묶음 할인 제품의 경우 공장에서 출시되는 제품(종합제품)이므로 재포장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한 기자 2020.06.2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재포장과 묶음 상품 관련 논란이 뜨겁다. 비판이 거세지자 환경부는 관련 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지난 19일 한국경제가 “묶음할인이 세계 최초로 금지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재포장금지법이 할인혜택을 막아 소비자들이 손해를 볼 거라는 보도였다. 이에 환경부는 “묶음 할인 금지가 아니라 재포장 금지”라고 밝혔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해당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8일 ‘제품의 포장 재질·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 내용을 발표했다. 이 내용은 환경부가 지난 1월 28일 개정·공포한 재포장 금지법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이다. 그러나 할인 또는 묶음 판매를 통한 판촉활동이 금지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가격 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환경부는 “묶음 할인 등 소비자 할인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환경보호를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늘어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판촉시 불필요하게 다시 포장해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려는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환경부는 묶음할인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할인혜택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불필요한 포장폐기물만 줄어드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1+1 기획상품 묶음 할인 판촉은 매대에 안내문구를 표시하거나 음료입구를 고리로 연결하는 방법, 띠지 또는 십자형 띠지로 묶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라면 5개들이 번들 묶음 할인 제품의 경우 공장에서 출시되는 제품(종합제품)이므로 재포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장에서 묶음화 되어 생산되는 제품은 재포장이 아니라 지금처럼 판매가 가능하다. 단 서로 다른 종류의 사움을 유통과정에서 한 박스에 넣어 판매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이어지자 환경부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패당 규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다음 시행하기로 했다. 관련 내용은 오늘(22일) 중 발표 예정이다.

◇ “비닐은 안되고 테이프는 되면. 쓰레기 정말 줄어드나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할인 혜택이 줄어들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고, 환경부의 취지는 이해하나 해당 조치가 현실적으로 환경적인 효과가 적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에서는 비닐포장을 줄여야 하므로 옳은 조치라는 견해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양모씨는 “기사를 보니 라면과 맥주값이 오른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하며 “소량으로만 구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4인가족이라 라면은 무조건 5개들이 묶음, 맥주도 묶음상품으로만 구매하는데 만일 할인 혜택이 줄어든다면면 장보기가 부담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또다른 소비자 최모씨는 “라면 여러개를 같이 파는 건 소비자입장에서 편리한데 그걸 굳이 비닐로 한번 더 포장하는 건 아쉬웠다”고 말하면서 “테이프로 묶어도 쓰레기가 늘어나는 건 어차피 똑같으니, 편의점에서 2+1 상품을 판매하듯 라면이나 맥주도 4+1 또는 5+1 형태로 할인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에 사는 소비자 김모씨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할인을 못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포장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했는데, 그렇다면 접착제 붙은 띠지를 허용하는 방법보다는 기업들이 친환경재질로 포장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성동구에 사는 소비자 임모씨는 “비닐 포장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니까 그런 내용을 법으로 정해서 강제로라도 줄이는 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임씨는 “기사 여러개를 읽어봤는데 정확하게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건지 애매해서 이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방침을 정해서 쉽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품 포장이 적당하느냐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왔다. 환경적인 고려와 소비자들의 편의를 함께 고려한 조치가 절실하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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