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속 캐시카우 인프라코어 매물로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그룹빌딩/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룹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놨다. 사진은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그룹빌딩(두산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두산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룹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놨다. 자산·계열사 매각으로 3조원 이상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자 후순위로 미뤄두었던 카드까지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액 8조 1858억원, 영업이익 8404억원을 기록한 그룹내 핵심 계열사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1937년 조선기계제작소로 설립돼 1963년 한국기계공업, 1976년 대우중공업, 2000년 대우종합기계를 거쳐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이 바뀌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이름이 낯설 수 있지만,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 후순위에 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 작업이 인수가격을 둘러싼 신경전 등에 속도가 더디자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중공업 자금조달을 위한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거론했다. 이 연구워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중공업이 36.31%의 지분을 직접 보유한 지배 자회사로 매각시 바로 두산중공업에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라고 전제하면서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거론되던 매물의 매각 지연에 따라 우량 매물로 분류되던 인프라코어로 시선이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매각을 한다면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 사업회사로 나누고 두산밥캣은 투자회사가 보유, 두산중공업이 투자회사를 흡수해 두산밥캣은 자회사로 계속 보유하고 두산인프라코어 사업회사를 매각하는 구조로 추정된다”고 내다보았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팔릴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도 추진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했지만 기술력과 업황, 자산 상태 등으로 인해 원매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두산그룹은 이 때문에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은 남기고 매각하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 등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3조 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채권단은 두산그룹 측에 자구안으로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해왔다. 최근 박정원 두산 회장은 지난 11일 사내메시지를 통해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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