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신선 A/S 제도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홈플러스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신선 A/S 제도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 최 씨(37, 주부) 홈플러스에서 파프리카를 샀는데, 꼭지 부분에 상처가 나있었다. 요리 수업을 받기 위해 산거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당 제품을 가지고 홈플러스를 찾았는데 아무렇지 않게 환불이나 교환 중에 선택하라고 해서 기분좋게 교환을 했다.

# 홍 씨(35, 직장인) 이마트에서 생선 구입을 했다. 생각보다 실온에 방치를 했는지, 냄새가 나는 것같았다. 환불 제도는 모르고 있었다. 생선을 가지고 갔더니 그냥 환불 해줬다. 오히려 내가 더 꼼꼼히 확인하고 제품을 구입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가전제품이나 생필품에 국한됐던 AS제도가 먹거리 상품까지 확대 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후끈하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등 가전제품에 주로 쓰였던 무상 AS제도를 먹거리상품에 100% 도입하고 확대하고 있다. 이에 고객신뢰 향상은 물론 매출 증대효과까지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무상AS 제도는 고객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먹거리 상품 제품의 영수증만 지참하면 횟수 상관없이 환불해준다.

지난 4월 이마트는 ‘피코크 100% 맛 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이마트의 PL(Private Label·자체 기획상품) 브랜드인 피코크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맛이나 품질에 불만족하면 전액 환불해주는 제도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만 가능하고, 구입한 지 30일 이내의 영수증만 가지고 오면 제품 없이도 고객센터에서 환불 받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코크 제품의 맛과 품질을 믿어도 된다는 걸 알리기 위해 도입했다”며 “현재는 환불 횟수나 금액 제한 등의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중에서도 신선식품 환불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2018년 업계 최초로 모든 신선식품의 100% 품질만족을 책임지는 ‘신선 품질 혁신 제도’를 도입했다. 신선식품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교환·환불해주고, 적립 포인트 역시 업계 평균의 20배로 크게 높이는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 

홈플러스는 임일순 사장의 경영방침 이후 꾸준히 신선식품을 강화해왔다. 이후 각 점포에 신선식품 구매고객 전용 창구인 ‘신선 A/S 센터’를 세우고 본격 환불제도를 시작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식품 환불제도는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연구하고 꾸준히 상품 품질을 강화해온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혹시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홈플러스를 찾는 고객에게는 기존 어디에도 없던 혜택을 제공해 신뢰를 쌓고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말했다.

◇ 100% 환불...오프라인 강점 살려 소비자들의 신뢰 높이겠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전액 환불까지 강조하면서 앞선 마케팅을 영위하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 업계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코로나19와 지속되고 있는 경제불황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위와같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아의 통화에서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CS문제도 늘었다. 신선식품에 대한 반품, 환불 문제다"라며 "이에 오프라인 마트의 강점인 시식이나, 제품을 눈으로 직접보고 살 수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어 위와같은 환불마케팅 전략에 더욱 힘을 주고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전면에 드러내 최종 소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입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앞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보다 손실이 나더라도 롱런할 수 있는 정책을 이어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품질과 질에 대해 만족감을 주어야 브랜드와 기업의 이미지까지 좋아지는 효과로 이어진다"며 "신선 AS는 위와같은 전략이 정확하게 녹여져 있는 전략이다. 핵심은 소비자들의 마음얻기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위와같은 100% 환불 제도를 도입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으로 하여금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게되고 트랜드를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모아 말한다. 

위의 관계자는 "특정 상품의 반품이 몰리면 상품 자체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정보들을 통해 보다 세밀하게 신선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쇼핑 업계에 오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은 뺏기지 않겠다는 절실함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인 53.6%는 신선식품을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83.5%의 소비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신선식품을 구매한다. 이는 코로나19사태에도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중요성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 온라인 업체, 신선식품 환불 제도 아직은 '시기상조'

위의 상황에도 온라인 매체들은 환불 제도의 도입은 아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AS를 할 경우 따라 오는 교환, 환불에 따른 비용과 인건비를 따졌을 시 소비자와 업체 모두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에서의 식품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상품을 받고 환불하는 시간과 장소를 따져 봤을 때 상품가치 하락과 함께 환불과 교환에서 오는 리스크가 업체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온라인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업계가 무상AS 100% 환불 제도를 실행하게 되면 리스크가 꽤나 클 것"이라며 "교환이나 환불시 이중으로 배송비용을 부과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과, 반품 한 해당 상품은 다시 사용하지 못하는 업체의 부담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서 "한번만 맛보고 교환이나 환불을 하려고 하는 블랙 컨슈머들도 더 늘어 날 것"이라며 "하지만 오히려 블랙컨슈머들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어 무상반품, 환불 제도에 대해 아예 닫아 놓고 있지는 않다. 내부에서는 꽤나 깊게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불제도 도입으로 고객 만족도는 증가한 반면, 실제 반품률은 0.01% 이하로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꿔주니 고객과의 실랑이가 없고 직원들의 업무부담도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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