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쌍용차 “대주주로서 다양한 방법 모색한다는 취지”
고용안정 등 고려 적극 지원 VS 근본적인 해결이 더욱 중요

쌍용자동차가 29일부터 31일까지 호주 빅토리아주 메리즈빌에서 렉스턴 스포츠 칸(현지명 무쏘 XLV) 미디어 출시 행사를 펼쳤다.(쌍용차 제공)
'쌍용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의견 차이가 갈린다. 쌍용차는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호주 빅토리아주 메리즈빌에서 렉스턴 스포츠 칸(현지명 무쏘 XLV) 미디어 출시 행사 관련 이미지 (쌍용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쌍용자동차를 둘러싼 ‘위기론’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해 누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외신과 국내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만약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율은 자동으로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 보도 등에 따르면 샤 부사장은 ‘손실이 나는 사업은 구조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더 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마힌드라가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도 보도했다.

쌍용자동차는 해당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15일 오전 “발언의 배경을 더 파악해보아야겠지만, 회사 측에 공식적인 내용이 전달된 바 없고, 그런 수위의 발언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R 관련 자리에서 나온 발언인데, 코로나19 등으로 마힌드라도 일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고 대주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니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되, 새로운 투자자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마힌드라는 올해 초 쌍용차에 23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계획을 바꿔 400억원의 긴급자금만 대여한 바 있다.

◇ 쌍용차 위기,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가?

이에 따라 정부가 쌍용차 지원에 나설것인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쌍용차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어 왔으므로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시선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마힌드라의 자금 지원 축소 등이 코로나19에서 비롯되었으니 쌍용차 역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차 분야 투자나 부품업체 등 협력사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완성차 업체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하면서 “고용안정 등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 역시 기간산업기금 지원 대상에 자동차 업계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 쌍용차가 지원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긴급 자금지원보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이호근 교수는 “현재 추세를 보면 생산 효율성이 다서 떨어지고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원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아니면 급한 불만 끄고 연명하는 것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지원 등 효과적인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모를까, 자금만을 지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 역시 ‘정부 지원시 우리는 무엇을 하겠다’라는 특단의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과 일자리 문제 등으로 쌍용차를 도와야 한다는 견해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맞선다. 최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쌍용차를 재무적인 관점에서 볼 것인지, 다른 파급효과까지 같이 볼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의미로 해석된다. 쌍용차를 둘러싼 딜레마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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