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환경경제 용어사전 ③] 기업들 부담된다는 ‘배출권’...무슨 티켓이길래?
[쉽게 읽는 환경경제 용어사전 ③] 기업들 부담된다는 ‘배출권’...무슨 티켓이길래?
  • 이한 기자
  • 승인 2020.06.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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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양의 온실가스만 배출, 더 많으면 배출권 구매 필요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2단계 진행 중, 내년부터 3차 돌입 예정
톤당 4만원 육박하던 배출권 가격, 현재 3만 1,800원 내외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세 번째 순서는 기업들이 최근 기업들이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고 나선 ‘배출권’입니다 [편집자 주]

탄소배출권은 일정기간 동안 이산화탄소, 메탄 등 6대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
탄소배출권은 일정기간 동안 이산화탄소, 메탄 등 6대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래픽:최진모 기자. 합성 전 자료사진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해 12개 철강사 CEO와 함께 제3차 포스트코로나 산업대회를 열었다. 앞서 산업부는 자동차, 정유업계를 대상으로도 산업 대화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는 정부가 철강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업계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시 산업계 물량 조정을 요구하는 등 환경규제 관련 내용을 정부에 요청했다. 포스트코로나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출권 관련 내용도 중요하게 다뤄진 것.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온실가스 배출권과 관련해 “이미 관계부처에서도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추가 상승 시 예비분 공급 검토 입장을 발표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기업 경쟁력 유지란 쉽지 않은 문제에 대해 합리적 균형점을 찾도록 관계부처와 지속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에 대한 기업의 의견이 보도된 사례는 또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규제 기업 인식’을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87.2%가 환경규제로 경영에 영향을 받았고, 60.2%는 강화된 환경규제가 생산비용과 제품가격 인상요인이 된다고 응답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환경규제는 배출권거래법 등 대기 관련 규제(38.6%)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환경부가 2019년 배출권 주요 일정을 1개월씩 순연함에 따라 관련 배출권의 매매거래기간을 1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매거래 종료일이 기존 6월 30일에서 7월 31일로 변경된다. 배출권을 거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고, 어디에서 누가 그 티켓을 사고 팔기에 이렇게 다양한 기사가 쏟아지는걸까.

◇ 정해진 양의 온실가스만 배출, 더 많으면 배출권 구매 필요

배출권은 말 그대로 ‘배출할 수 있는 티켓’이다. 큰 틀에서 이 개념을 보면 지구 전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을 정해 국가마다 일정한 양까지의 오염물질만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이 한도를 넘으면 정해진 양을 다 사용하지 않는 국가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만든 제도다.

쉽게 말하면 기업 등이 온실가스를 정해진 양만 배출해야 하고, 정해진 양보다 많이 배출하려면 돈을 낸다는 의미다. 배출권 가격과 거래량은 배출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국내 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이뤄진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환경용어사전에도 이 개념을 설명한다. 사전에 따르면 ‘탄소배출권’은 일정기간 동안 이산화탄소, 메탄 등 6대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급하고 주식이나 채권처럼 거래소나 장외에서 사고팔 수 있다.

탄소배출권 개념은 1997년 기후변화협약 이행 방안으로 채택된 교토의정서에 처음 등장했다. 탄소배출권은 국가별로 부여되고 각 나라는 대부분의 배출권을 기업에 할당하므로 거래는 대부분 기업 사이에서 이뤄진다. 우리나라 할당기업은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배출량을 다음해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 인증을 받은 후 6월 말까지 배출권 신고서를 제출한다.

‘배출권거래제’에 의해 사업장 또는 국가간 거래가 허용되고, 이를 위해 ‘탄소배출권거래소’도 운영된다. 온실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8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탄소시장이라고도 부른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까지 15개국 이상에서 설립됐고 국내에서는 2015년 1월 개설됐다.

배출권 거래제도는 기업에게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해 할당범위 내에서 배출행위를 허용하고 각 기업체는 감축여력에 따라 감축 또는 매매를 결정한다. (자료 환경부 제공)
배출권 거래제도는 기업에게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해 할당범위 내에서 배출행위를 허용하고 각 기업체는 감축여력에 따라 감축 또는 매매를 결정한다. (자료 환경부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2단계 진행 중, 내년부터 3차 돌입 예정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도는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제46조에 의거해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온실가스 감축 여력이 높은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많이 감축해 정부가 할당한 배출권 중 초과감축량을 시장에 팔 수 있고, 감축 여력이 낮은 사업장은 직접적으로 감축하는 대신 배출권을 살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환경공단은 “각 사업장이 자신의 감축 여력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또는 배출권 매입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준수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배출권 총수량을 정하고 이를 기업별로 할당하는 계획 기간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을 지나 현재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 중이다. 내년부터는 3차에 돌입한다.

적용대상은 계획 기간 4년 전부터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총량이 12만 5,000톤 이상 업체 또는 2만 5,000톤 이상 사업장 해당 업체, 자발적으로 할당대사업체로 지정 신청을 한 업체다. 1차 계획기간에는 할당량의 100%를 무상으로, 2차 계획기간은 대상 업종내 기업에 할당되는 배출권의 3%를 유상 할당했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는 상당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거래제 범위확대 및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배출량 보고·검증 등 각종 기준을 고도화한다. 3차로 접어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신기후체제 대비 자발적 감축유도, 제3자 거래제 참여 등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3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을 만들고 오는 7월까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 톤당 4만원 육박하던 배출권 가격, 현재 3만 1,800원 내외

한국 배출권 시장에는 크게 세 종류의 상품이 상장돼 있다. 정부가 기업에 업체별 배출허용량에 따라 할당한 ‘할당배출권(KAU)’, 할당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얻는 ‘상쇄배출권(KCU)’, 비할당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얻는 ‘외부사업감축량(KOC)’이다.

탄소배출권은 국내에서 처음 거래된 2015년 1월 당시 1t당 8000원대였으나, 지난 3월 4만원 선까지 가격이 올랐다. 다만 최근에는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공장 가동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4만원을 돌파했던 가격은 4월 들어 서서히 하락해 3만원 초반까지 내려갔다.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6월 12일 오후 1시 현재 2019년 할당배출권(KAU19)은 3만 1,800원이다.

3차 기본계획을 앞두고 정부는 실효적 감축을 위해 배출허용총량 설정을 강화하고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사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할당방식 개선의 경우 유상할당 비율을 확대하고 배출효율이 높은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벤치마크(BM) 할당방식을 확대하키로 했다. 또 내부 감축활동 촉진을 위해 할당단위가 시설에서 사업장으로 바뀐다.

시장기능 확대 관련 추진 과제로는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정보공개 강화와 시장 조성자 제도 확대 및 장내 파생상품 도입이 추진된다. 아울러 정부는 국제 탄소시장 활성화에 대비한 국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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