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제품들이 현관앞에 놓여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새벽배송 제품들이 현관앞에 놓여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TV홈쇼핑 업계가 현 트랜드에 맞게 야심차게 새벽배송을 투입했지만 쿠팡, 마켓컬리 등에밀려 뚜렷하게 성과를 내지 못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새벽배송은 차량과 인건비, 교육, 솔루션, 컨텐츠 등 초기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이 높지만 물량이 확보 되면 빠른 시일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사업이다.

이처럼 초반에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미 과부화가 된 시장 경쟁으로 인해 성과를 내기가 점점 어려운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자체 새벽배송 서비스인 ‘새롯배송’을 중단했다. 지난해 7월 자사 온라인몰인 ‘롯데아이몰’에 새벽배송 전문관을 열어 서비스를 도입한 지 1년여 만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실험 차원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효율성이 낮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배송 물량은 적은 반면 인건비와 물류센터 유지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높아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당시 업계 최초로 물류센터부터 배송인력까지 자체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부터 시작해 올해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새벽배송 가능 상품도 신선식품·가정간편식 등 기존 500여개에서 800여개로 늘렸다.

롯데홈쇼핑은 당시 업계 최초로 자체 새벽배송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경쟁사들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럼에도 수익이 개선 되지 못하자 한계를 인지하고 중단한 것. 새벽배송 물량을 크게 확대해야 물류센터·배송차량·배송인력 등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데, 고객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았다. 이미 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 새벽배송에 특화된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뒤라서다. 또 이들은 처음부터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출을 하면서 리스크를 줄였다. 

롯데홈쇼핑이 사전에 매입한 상품들이 물류센터에 쌓이면서 재고 부담이 커졌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직접 새벽배송을 하는 대신 위탁업체에게 맡겨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홈쇼핑·GS홈쇼핑·CJ오쇼핑 등은 협력업체를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커머스 업체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핵심은 신선식품, 빠른 배송, 상품 수 등인데 모든 면에서 이커머스 업체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주문량이 정체된 상태다보니 효율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매출 증대가 아닌, 서비스 차원에서 새벽배송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인 ‘마켓컬리’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샛별배송’이 성공을 거두자, 2018년 쿠팡이 가세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가 새벽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에 진입하는 후발주자가 차별화된 경쟁력 없이 살아남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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