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알고리즘 자체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적용 등 똑똑한 로봇사용법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허인 국민은행 행장이 AI로봇을 통한 디지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허인 국민은행 행장이 AI로봇을 통한 디지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 혁명’을 통한 정도영업으로 고객신뢰와 경영성과를 동시 달성하면서 미래 경쟁에서 청신호가 켜졌다.

먼저 국민은행은 4대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중 유일하게 대규모 원금손실을 야기했던 DLF·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비켜가며 ‘무풍지대’로 남아 고객신뢰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조 311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수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무풍지대’ 국민은행, AI혁신으로 고객신뢰·경영효율화 달성

실제 ‘무풍지대’에 힘입어 올해 들어 4대 은행 중 나홀로 펀드판매가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공모 파생형펀드(DLF·ELF) 잔고는 2조4838억원으로 연초 이후 무려 1조592억원(74%) 증가했다. 반면 다른 4대 은행 잔액은 일제히 감소해 증가규모(1조3407억원)중 대부분 국민은행이 차지한다. 같은 기간 타 은행의 잔고는 1조8018억원으로 올해 243억원이 줄었다.

이는 국민은행이 디지털 혁명을 통한 고객중심 영업이 성과를 보였다는 평이다. 허인 행장은 줄곧 디지털혁명과 고객중심 경영을 동시에 강조해왔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2019년 경영방향을 ‘전사적인 Digital 혁신을 통한 고객·직원 중심의 은행실현’으로 제시하며 “‘고객 중심 사고에 바탕을 둔 영업’”을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허인행장의 주문에 따라 발 빠른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허인행장은 지난해부터 ‘대면채널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일찌감치 비대면화를 주문했다. 특히 업무시스템에 AI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영효율화를 이뤄냈다. 고기능업무자동화기기(STM)를 도입해 무인뱅크 롤모델을 제시하고 600명이 처리하던 복잡한 업무를 AI행원을 세워 단번에 해결했다.

183개 업무에 AI로봇을 투입해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구현했다. 자동화된 183개 업무를 연간 업무시간으로 환산하면 총125만 시간이 절약된다. 이는 직원 1명당 평균 2000시간의 연간 근로시간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600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반복 업무를 로봇이  순식간에 끝내도록 자동화했다는 것이다. 즉, AI로봇이 은행의 디지털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 본부 부서는 약 47만 시간을, 영업점은 약 78만시간의 업무량이 경감됐다. 이를 통해 지원들을 핵심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규칙기반의 단순 반복 업무에만 적용되는 RPA의 제약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도 결합했다. 일례로 기계 학습 기술이 적용된 '급여이체 등록 RPA 업무'는 고객으로부터 제공 받는 다양한 형태의 급여이체 서식을 자동으로 내부 시스템에 맞게 편집하여 등록할 수 있으며, 직원은 내용 검증과 최종 이체 거래만 수행하는 형태이다.

허인행장의 똑똑한 로봇사용법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3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이름의 “혁신적인 디지털 인프라들을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허인행장의 2020년의 청사진 ‘3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허인 행장이 앞으로 선보일 디지털 혁신은 첫 째 ‘더 케이 프로젝트’다. 은행의 모든 업무를 디지털로 가능하도록 스마트예약상담제와 디지털창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둘 째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고객 중심 사고에 바탕을 둔 영업 인프라 강화’를 꼽았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대면채널 혁신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비대면화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역본부를 촘촘한 영업망으로 재구축해 고객의 필요에 따라 전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 거점 방식의 금융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더불어 직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니버셜 뱅커’ 육성이다. 올해 안으로 인사평가에서 종합상담역량을 보유한 직원을 우대해 고객신뢰에 중점을 둔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것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와이즈넷’과 ‘KB드라이브 등의 스마트 워크 환경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로봇 사용법…AI행원이 이끄는 ‘신(新)디지털뱅크’  

국민은행이 제시한 AI뱅크 모델은 ‘AI로봇’에 있다. 열 직원 못지않은 로봇을 들여 로봇중심의 디지털혁명을 꾀하고, 직원이 아닌 AI행원이 중심이 되는 미래 은행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은행권 최초로 ‘연체 정상화 예측모형’을 제시한 데 이어 로봇이 고객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부터 급여이체와 같은 재무업무도 로봇이 대신하도록 했다.

‘케이봇쌤’은 국미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다. AI가 투자성향·지역·금액 및 기존 투자 이력 등 다양한 변수를 활용해 3~7개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시장에 위험신호를 감지해 알려주는 등 든 포트폴리오에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봇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653억원에 머물던 신규가입금액이 올 1분기 들어 신규가입만 1292억원에 달했다. 

또 지난 3월 AI기술 기반의 '신(新)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 흐름 등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다. 국민은행은 약 1년  동안 기존 모니터링 시스템의 탐지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으며 올해 초 2개월 동안 새로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약 640건, 총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기를 예방했다.

최근에는 급여이체 업무를 대체하는 AI행원을 투입해 ‘자동 급여 이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은행 급여이체 담당 직원이 기업으로부터 급여대장을 받아 은행 내부망으로 옮기는 수작업을 했지만 앞으로는 LG CNS RPA는 자동으로 업무를 시행한다. AI가 급여이체에 필요한 데이터만 쏙쏙 골라내 직원명과 예금주가 다른 경우에도 실제 지급처를 찾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STM기기 등을 앞서 도입하며 무인뱅크 롤모델을 제시하고 직원의 대면거래를 대체하는 AI로봇을 통해 차세대 디지털뱅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재선발도 AI로 진행하는 등 디지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로봇 이 이끄는 ‘신(新)디지털뱅크’의 출현이다. 국민은행표 디지털 혁신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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