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진입문턱에 저 신용자들 이용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산한 강남거리(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산한 강남거리(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2차 소상공인대출)’의 실행액이 900억원에 그쳤다. 1차 때 밤샘까지 불사하고 대출을 받으려던 열기가 식은 것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의 2차 소상공인 대출 집행액은 약 8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8일 예약접수가 시행된 지 5일 만에 3만여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을 고려할 때 실행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492억원, 17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두 은행이 전체 대출 집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에 달한다. 나머지 은행은 신한은행(95억원), 기업은행(50억원), 우리은행(45억원), 국민은행(3억원) 순이었다.

1차 대출 실행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우리은행 4천489억원, 농협은행 3천377억원, 국민은행 3천345억원, 신한은행 1천814억원, 하나은행 1천502억원으로 집계됐다.

2차 소상공인대출은 신용보증기금이 대출의 95%를 보증해 낮은 신용도의 소상공인도 1천만원 한도 내에서 5년 만기(2년 거치·3년 분할상환)로 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금융지원책이다. 

줄어든 열기는 1차에 비해 불리해진 대출조건과 높은 문턱으로 저 신용 소상공인의 이용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2차 소상공인대출 금리는 보증수수료 0.9%를 포함하면 연4~5%대를 육박한다. 1차때 1.5%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보증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두 배 가까이 차이난다. 대출한도도 1차때 최대 3천만원까지 가능했으나 1천만원으로 줄었다.  

신용 5~6등급의 중신용자 고객이 시중은행서 5% 안팎으로 대출이 가능하단 점을 고려할 때 금융지원책으로써 메리트가 줄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신용 5~6등급 기준 금리는 최저3.14%~최고6.05%수준이다. 신용 7~8등급의 경우 최저 4.67~최고9.37% 정도다. 

1차 대출 신청분이 아직 소진되지 않아 2차 대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중복 지원이 불가한 데다 1차 조건이 유리해 신용도가 양호하면 1차로 접수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이달 중·하순경 1차 대출 집행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소상공인대출의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가 보증을 서 저신용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했으나 은행의 내부등급조건으로 정작 필요한 저신용자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한 소상공인은 “2금융권 대출이 있어 은행내부등급이 낮아 부결됐다”며 “소상공인 대출이 맞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신용 6등급이나, 은행 내부등급으론 8등급이 산정돼 부결됐다”고 호소했다.

단 일부 은행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대출 심사·실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2차 소상공인대출의 실효성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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