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특집 ⑥] 슬기로운 환경생활...보통 사람이 지구 지키는 방법은?
[환경의 날 특집 ⑥] 슬기로운 환경생활...보통 사람이 지구 지키는 방법은?
  • 이한 기자
  • 승인 2020.06.0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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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지구 환경 지키는 방법 소개
기껏 나눈 분리수거...큰 통에서 섞인다? “꼼꼼한 관리 필요”
나와 자녀를 위한 환경 소비...“결국 습관의 문제”
버려질 것은 사지 말자 “구매 패턴 바꿔 경제·환경 효율 찾기”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여러분은 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지금의 아이들 세대가 중장년이 되어서야 마주할 미래의 숙제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중요성은 잘 알지만 스스로 실천하려니 불편하거나 귀찮아서 뒤로 미뤄두고 있나요?

미국 생태학자 폴 셰퍼드는 환경 문제에 대해 “우리는 물에 완전히 빠질 때까지 거의 몇 인치만 남겨둔 채 머리만 간신히 내밀고 있다”라고 비유했습니다. 여러 편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랑스 작가 시릴 디옹은 “앞으로 인류에게 닥칠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순진한 낙관주의자거나 무모하게 용감무쌍한 자”라고 경고했습니다.

환경과 지구를 위해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의 날을 맞아 인류의 숙제를 짚어봅니다. 환경에 관한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점검하고 그동안 지구가 인류에게 보낸 수많은 경고를 돌아봅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사람과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소개합니다. 1년에 하루만 날 잡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늘 가슴에 새겨야 할 가치들입니다. [편집자 주]

공동주택에 설치된 무색 폐페트병 별도 수거함(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슬기로운 환경생활'을 위해 소비자들이 실천해야 하는 일은 뭘까. 분리수거만 잘 하면 되는걸까?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수거 과정에서 모두 뒤섞이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꼼꼼한 실천과 정부 또는 지자체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자는 지난주에 만난 사람들에게 ‘환경의 날’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6월 5일이 환경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3명 있었다. 그들은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내용을 봤다고 했다. 기자는 환경부 인스타 ‘나우스타그램’을 팔로잉중인데 그곳에서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환경의 날을 들어는 보았는데 언제인지는 모르거나, 환경의 날이 분명히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대답한 사람이 2명 있었다. 한명은 환경의 날을 들어본 기억이 있다고 했고, 또 다른 한명은 ‘확실하지 않지만 환경의 날 정도는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나머지 취재원과 지인들은 모두 환경의 날을 잘 모른다고 했다.

환경의 날을 아느냐 또는 모르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환경적인 소비를 하는지’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그 문제에 관해 물어봤다. 그들의 인식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무슨 대책이 필요한지도 확인해봤다. 평소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지, 그리고 물건을 구입할 때 환경 관련 고려를 하는지. 먹고 입는 과정에서의 환경적인 고려를 어느 정도나 하는지 등에 대해 물어봤다. 정 리하면 ‘슬기로운 환경생활’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다. 

◇ 기껏 나눈 분리수거...큰 통에서 섞인다? “꼼꼼한 관리 필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소비자 양모씨는 “거창한 실천은 못하지만 분리배출 철저히 내놓기와 비닐봉투 사용 안하기 만큼은 확실하게 지킨다”고 했다. 양씨는 “가까운 곳에 나갈때도 늘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며, 택배 상자 하나를 버릴때는 송장과 테이프 등을 모두 제거하고 박스를 펴 압착해서 버린다”고 말했다. 페트병 라벨은 물론이고 뚜껑과 연결부분 고리까지 모두 떼어 버린다고 했다. 양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환경 관련 글이 자주 올라오는데 그럴때마다 문제의식을 갖는다”고 했다.

양씨와 친구 사이인 이모씨는 “분리수거가 중요하고 생각하지만 실천을 잘 못한다”고 했다.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효율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이씨는 투룸과 쓰리룸이 밀집한 이른바 ‘빌라촌’에 거주하는데 “아무리 분리해서 버려도 건물 1층 재활용 수거함은 결국 커다란 박스 두 개고, 그 박스에 플라스틱과 종이, 비닐 등이 마구 뒤섞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따로 배출해도 수거차량에는 한꺼번에 담기는데, 집에서 따로 내놓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본지 편집국 회의에서도 관련 내용이 제기된 바 있다.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도 결국 모두 뒤섞여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이사장은 “분리배출이 현실적으로 잘 안 이뤄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주택이나 다세대 지역”이라고 말했다. 분리배출함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거나 수량이 부족해 재활용품이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생활폐기물 관리 책임은 지자체에 있으므로 기본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쓰임새가 높은 재활용품을 지자체가 직접 구매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해외에서는 재활용 캔이나 페트병 등을 지자체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재활용 쓰레기 등 폐기물을 관리하는 정책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냥 방치되지 않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이사장은 “정년퇴직자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형성해 그 분들로 하여금 재활용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나 알리미 역할을 하게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금천구 독산4동 등에서는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인 소만인 오늘은 전국에 구름이 많겠지만 점차 따뜻한 날씨를 보이겠다. (이민선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자녀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을 물려주고 싶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소비자들도 많다. 사진은 서울 시내 맑은 하늘 모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나와 자녀를 위한 환경 소비...“결국 습관의 문제”

소비에 대한 견해는 어떨까. 분당에 살면서 사진작가로 일하는 하모씨는 “같은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환경적인 부분을 먼저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씨가 주로 신경 쓰는 것은 제품의 성분과 생산과정이다. 그는 입고 먹는 제품들은 물론이고 촬영 스튜디오 벽을 꾸밀때도 친환경 페인트를 구입한다고 했다.

하씨는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같은 주제는 솔직히 피부로 아직 많이 와닿지 않지만, 날씨가 이상하고 공기가 더러운 건 팩트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하씨는 “거창한 인류애 때문이 아니라 내가 건강하고 싶어서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하씨는 환경의 날이 6월 5일이라는 것도 안다고 했다.

디자이너 이모씨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지 않고 살다가 자녀가 태어나면서 관심을 가진 케이스다. 이씨는 “아이가 말문이 트이면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데, ‘코로나는 왜 생겼냐’거나 ‘왜 갑자기 더워졌냐’고 물으면 순간적으로 기후변화 같은 얘기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부모가 되고 나니까 거의 모든 생각과 판단기준이 아이에게 맞춰지더라”면서 “아이가 깨끗한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안전한 곳에서 자라기를 바라다보니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다만, “나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어서 걱정은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나를 위해서, 또는 미래의 자녀를 위해서는 어떤 환경 노력들이 필요할까. 개인적인 실천이 물론 중요하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씨는 “환경도 결국 습관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스타벅스에서 종이 빨대를 처음 출시했을때나 가게에서 비닐봉투 무상 제공을 금지했을 때,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점점 당연한 일로 인식된 것처럼, 명확한 규정이나 규제가 마련되고 거기에 맞춰 습관을 들이면 친환경 소비도 결국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물 줄이기 포스터(서울역・용산역 지하 대형 광고판) (사진 환경부 제공)
먹고 버리는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사진은 과거 서울역과 용산역에 게재됐던 음식물 줄이기 관련 포스터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버려질 것은 사지 말자 “구매 패턴 바꿔 경제·환경 효율 찾기”

먹고 버리는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매거진 에디터 출신 워킹맘 김모씨는 과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관심이 늘었다고 했다. 김씨는 “여러 분야를 취재하고 관련된 기사를 쓰다보니 환경 관련 이슈도 종종 접한다. 듣는 게 많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자주 쓰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겨울에 눈이 별로 안 왔는데 올 여름은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평소 내가 입고 먹은 것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쌓이는 택배박스와 음식물쓰레기, 사용하지 못한 식재료, 몇 번 입지도 않고 버리는 옷을 볼 때마다 심란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는 본인의 식습관을 돌아보다 환경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 케이스다. 1인가구인 이씨는 “집에 일찍 돌아와도 피곤해서 요리는 꿈도 못 꾸고 배달음식이나 도시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남은 음식에다 일회용포장재까지 쌓인걸 보면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제적인 효율성이나 건강, 환경 등을 생각해서 요리에 도전해본 적이 많지만 결국 재료만 잔뜩 사놨다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버린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먹고 남는 음식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스튜디오 ‘sik_kuu.(식구.)’ 조한별 대표는 평소 이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조 대표는 요리 전문 에디터 출신으로 현재 푸드 관련 콘텐츠 제작사를 운영한다.

조 대표는 냉장고를 가득 채우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평소 집에서도 양문 냉장고가 아닌 작은 사이즈 일반 냉장고를 쓴다. 조 대표는 “냉장고에 잘 넣어 둔다고 신선함이 제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식재료 관리 노하우를 가진 전문 요리사가 아니면 냉동 보관 후 해동 과정에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만큼만 소규모로 구입하고, 그 대신 일일이 비닐 등으로 포장된 제품보다는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재래시장 등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 대표는 “구매 패턴을 바꾸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환경생활'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작은 것들을 스스로 실천하고. 정부는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한층 꼼꼼한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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