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D타워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홈플러스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D타워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본사와 MBK파트너스의 알짜 3개매장(안산점, 대구점, 둔산점) 매각 후 폐점시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일 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 홈플러스지부는 서울 광화문 D타워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안산점과 대구점, 둔산점 밀실 매각 추진 즉각 중단과 경영정상화를 촉구했다.

홈플러스 근로자들은 "홈플러스, 회사 하나를 믹서기로 갈아먹고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번 3개 매장 매각은 통상적으로 해 오던 매각 후 재임대 방식(세일앤리스백)이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홈플러스가 문 닫은 자리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홈플러스노조는 “흑자매장이자 알짜매장의 영업을 포기하고 폐점한다는 건 마트사업 포기에 다름없다”며 “투기자본 MBK가 이윤극대화를 위해 부동산장사로 돈을 벌겠다는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마트노조에 따르면 그동안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장뿐만 아니라 칠곡 IC부지, 무의도 연수원, 함안 물류센터, 서대전 잔여지 등 모조리 팔아 현금화, 2조 2111억원을 확보했다. 해당 현금은 부채상환과 배당금 등으로 사용됐다.

무엇보다 이번 MBK파트너스가 매각에 나선 안산점은 140개 홈플러스 전체 대형 매장 중 매출 1위 매장이다. 둔산점도 전체 매출 순위 30~40위권 내에 들고 있다. 특히 대구점은 홈플러스 1호점이다. 알짜배기 매장 3개가 모두 폐점하게 될 경우 직원 수천명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노조는 내다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경영진은 정상적인 영업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이젠 홈플러스 전국 매장 1위, 두번째로 직원 많은 안산점을 폐점 전제로 매각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이번 폐점은 홈플러스 자해행위이자 MBK 마트사업 포기 선언"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직영직원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 주변 점포로 인력을 분산해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그만한 인력을 수용할 여력을 가진 주변 점포는 없다”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김병주 회장은 7조원 넘는 홈플러스 인수는 완전히 실패한 인수, 투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홈플러스 근로자와 입점사, 구성원을 더 이상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함께 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김 위원장은 "김병주 회장은 7조원 넘는 홈플러스 인수는 완전히 실패한 인수, 투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홈플러스 근로자와 입점사, 구성원을 더 이상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함께 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이어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5년간 이것 팔고 저것 팔고 직원을 내쫓았다"며 "선진투자기법 내세우고 우량기업 선언한 MBK지만 홈플러스를 정상 운영할 자신이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병주 회장은 7조원 넘는 홈플러스 인수는 완전히 실패한 인수, 투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홈플러스 근로자와 입점사, 구성원을 더 이상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함께 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MBK파트너스에 "과도한 배당, 알짜 매장 매각 즉시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또 "MBK 성공 배경엔 최첨단 투자기법이 있고 모든 기업을 우량화할 자신이 있고 그럴 능력이 있다고 떠벌렸지만 5년간 뜻대로 안 되자 지금 하는 짓은 시세차익 노리는 부동산 투기꾼 수준"이라고 했다.

김규순 홈플러스지부 안산지회장은 "30대에 입사해 10년 이상, 20년 이상 열심히 일해왔다. 홈플러스 성장을 지켜본 주인"이라며 "그런데 폐점한다고 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내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하루 하루 불안 속 있다. 홈플러스에서 수십년 일한 대가가 이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또 "우리는 쓰다만 소모품이 아니다"고도 했다.

장미영 홈플러스지부 둔산지회장도 "2003년 5월 둔산점 건물 세워지기 전 입사했다. 가혹하게 힘든 시간을 견뎠다. 한달 60만원 받고 눈치보며 견디는 18년 동안 회사는 커갔다"며 "그렇게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온몸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소중한 일자리여서 애정을 갖고 일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장 둔산지회장은 "이번 매각 소식에 직원은 허탈과 배신감을 느낀다. 불안감도 크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회사를 지키고 싶다. MBK 당신들은 우리 홈플러스가 우습고 가벼워 보였나. 은그릇 금그릇 된다고 자만하고 얄팍한 수를 썼지만 현실은 당신들 이기심으로 수많은 직원들 피눈물 흘리게 됐다"고 했다.

이날 마트노조는 홈플러스 경영부진 책임은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있다고 했다. 여기에 과도한 배당으로 홈플러스 재무상태가 최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홈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은 7332억원이었지만 MBK는 동기간 배당금으로 1조2130억원을 챙겨갔다. 또 이미 2조2000억원 가량의 건물을 팔아 치운 탓에 매장 임대료를 내느라 영업수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마트노조는 이같은 경영진 무능력을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에게 전가하지 말아줄 것도 요구했다.

2015년 12월 당시 2만 5359명이던 홈플러스·스토어즈·홀딩스 3가 직원들은 지난해 2만 1862명, MBK 인수 후 3497명이 줄었다. 간접고용 근로자들도 해당 기간 4349명이 감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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