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무선 이어폰...2년 후 버려질 운명?
늘어나는 무선 이어폰...2년 후 버려질 운명?
  • 이한 기자
  • 승인 2020.06.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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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하된 무선이어폰 1억개, 2년 후 버려질 운명?
“무선 이어폰은 유선보다 더 오래 쓴다” 주장도
전력 효율화 등 관련 기술 발전 중...‘버려지는 가전’ 포괄적 대책 필요
배터리가 내장된 무선이어폰은 일정 기간 이상 사용 후 제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소형 가전과 배터리 일체형 제품들의 교체 주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배터리가 내장된 무선이어폰은 일정 기간 이상 사용 후 제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소형 가전과 배터리 일체형 제품들의 교체 주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배터리가 내장된 무선이어폰은 일정 기간 이상 사용 후 제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버려지는 소형 가전과 배터리 일체형 제품들의 교체주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포스트 ‘썬도그’에 워싱턴포스트 기술 컬럼니스트 제프리 A.파울러의 사연이 소개됐다. ‘2016년부터 애플 에어팟을 사용했는데 2019년부터 15분 정도만 사용하면 방전되어 애플 A/S센터를 방문했더니 배터리 교체 대신 신제품 할인 구매를 권했다’는 내용이다.

포스트에 따르면 파울러씨는 배터리 교체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직접 에어팟을 분해해본 결과 배터리가 고정되어 있어 교체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이 포스트는 ‘나사와 육각렌치가 아닌 접착제로 고정하는 제품들이 늘고 있으며, 접착제로 기판과 배터리를 고정하면 해당 IT제품은 수리가 불가능한 1회용 제품이 된다’고 지적했다.

◇ 지난해 무선이어폰 1억개...2년 후 버려질 운명?

무선이어폰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애플이 에어팟을 처음 출시했을 때는 일부 소비자들이 낯선 디자인에 거부감을 표현하며 ‘콩나물’이라는 단어로 조롱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첫해 100만개 수준이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출하량 1억 700만개로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오는 2024년까지 시장 규모가 12억 개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팟과 삼성전자 버즈가 경쟁했고 올해 LG전자가 4종의 무선 이어폰 톤프리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다. 소니코리아가 최근 무선이어폰을 내놓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업체들도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무선이어폰 배터리 수명은 대개 2년 내외다.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2년마다 한번씩 제품을 새로 사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사용 습관 등에 따라 제품을 더 오래 쓰는 소비자도 많겠지만, 반대로 교체주기가 더 짧은 소비자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앞으로 버려질 이어폰의 환경 관련 문제도 지적한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무선이어폰 1억개가 사용됐다면, 앞으로 2년 후에는 1억개의 무선이어폰이 버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선이어폰 뿐만 아니라 배터리 일체형으로 사용되는 소형 가전기기의 공통적인 문제다.

버려지는 IT기기를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태희 부장은 “휴대전화의 경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기기들도 제도 안에 편입시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미래에는 폐기물 관련 문제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EPR이 아닌 폐기물부담금제도의 경우는 비용만 일정하게 내면 처리 관련 책임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지는 역효과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EPR로 적극 적용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무선 이어폰은 유선보다 더 오래 쓴다” 주장도

반면, 무선 이어폰이 오히려 과거의 유선 이어폰보다 덜 버려진다는 주장도 있다. 가족들이 모두 에어팟 또는 버즈를 사용하다는 서울 강남구의 한 소비자는 “배터리를 교체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고 2년쯤 지나면 새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소비자는 “버려지는 문제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유선 이어폰도 단선 등 고장 문제를 감안하면 어차피 버려지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오히려 무선 이어폰 사용 후 이어폰이 고장나 버리는 사례가 더 줄었다”고 했다.

고가의 제품이어서 조심스럽게 사용하면 오히려 오래 쓴다는 주장도 있다. 7개월째 에어팟을 사용한다는 서울 송파구의 한 소비자는 “저렴한 유선 이어폰을 여러 개 사용하느냐, 아니면 비싼 이어폰을 상대적으로 오래 사용하느냐의 문제인데, 케이스에 넣어 조심스럽게 가지고 다니면 오히려 무선 이어폰을 훨씬 오래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조사들은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무선이어폰용 통합 전력관리칩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세대 무선이어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무선충전수신칩 등 여러 개별 칩을 하나로 통합해 회로 판 크기를 줄이고 충전 효율도 개선하는 기술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부품 크기를 줄이고 더 넓은 배터리 공간 설계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IT기기 전체의 역사로 보면 무선이어폰은 이제 보급 초기다. 지금까지 시장 확대와 보급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수명을 다해 버려질 무선이어폰의 처리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앞서 무선이어폰 관련 의견을 주장한 송파구 소비자는 "대형 아파트 단지 등에서는 폐배터리나 소형 가전 등을 따로 모아 배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택가에도 무선이어폰이나 마우스 같은 소형 가전을 모아서 배출하는 통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소형가전에 대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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