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진옥동·‘빅데이터’ 임영진 배치해 ‘AI뱅크’ 출범 ‘청신호’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사장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금융그룹 조용병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사장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AI뱅크 내다본 조용병의 ‘선견지명’ 일류신한 굳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각각 9324억원과 62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를 수성한 데 이어 AI혁신 드라이브로 일류신한 굳히기에 들어섰다.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AI투자자문사인 ’신한AI’를 설립했으며 이달 12일 출범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은행 최초로 빅데이터를 판매해 AI경쟁에서도 우위를 선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일찍부터 AI자산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용병 회장의 전두지휘아래 금융권 최초의 AI투자자문인 ‘신한AI’를 설립하는 등 앞선 비전을 제시해왔다.

‘신한AI’는 AI가 투자상품 추천부터 자산관리까지 돕는 AI기반 투자자문 플랫폼 ‘네오(NEO)’를 통해 글로벌 주요시장에 대한 분석과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그룹사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AI가 자문한 공모펀드 및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신한AI'는 앞으로 캐나다 AI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 ‘엘레먼트AI’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리스크관리 및 신용평가 등 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AI 출범 전략부터 발전 방안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회장은 AI기술을 금융에 전문적으로 도입해 제도화하고 최초의 AI투자자문기관 설립에 이어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해 AI전략을 구체화했다. 

'디지털 후견인 제도'는 디지털 분야 핵심 기술을 각 계열사 CEO가 직접 관리하는 정책으로 신한금융그룹 내 'AI'는 진옥동 행장이, '빅데이터'는 임영진 사장이 도맡아 키운다. 

조용병 회장의 선견지명은 적중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부각되자 숨겨진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디지털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진옥동표 ‘AI 혁신’ 코로나19 위기극복 숨은 공신

조용병회장의 큰 그림아래 AI혁신을 도맡은 진옥동 행장은 AI기술을 고객 서비스 부분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진옥동 행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고객 중심의 사고 확립을 꼽았는데 손익보단 고객 신뢰를 우선으로 고객 수익률을 직원 평가지표(KPI)에 반영하도록 하는 ‘같이 성장(Value up together)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AI를 접목시켰다.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위기를 겪는 고객 및 소상공인에게 빠른 어드바이저로 위기극복에 기여했다.

신한은행은 2017년 은행권 최초로 녹취 분석 시스템을 도입, 축적한 상담 데이터들을 이용해 AI기반의 고객별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2018년에는 챗봇 서비스를 시행해 디지털채널을 강화하고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AI 음성봇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상담에도 ‘AI Assistant’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런 시도 끝에 신한은행은 AI와 고객서비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6일 신한은행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 한국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KSQI: Korean Service Quality Index) 콜센터 부문’에서 17년 연속 우수 콜센터로 선정됐다. ‘고객중심 상담서비스’와 ‘디지털 혁신’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AI고객상담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 고객의 금융지원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콜센터발 코로나19 확진으로 상담이 제한되고, 코로나19발 대출상품 문의에도 발 빠른 ‘안내문 자동 발송 시스템’ 도입으로 서류부터 신청절차까지 간소화해 고객 불편을 줄였다. 

더불어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입은 중·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로부터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감사패를 전달받기도 했다.

진 행장은 ‘AI 기반 컨시어지센터’ 구현을 위해 디지털 혁신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난달 12일 설립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시중은행 최초로 신한은행이 보유하던 금융데이터 판매를 시작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진 행장은 앞으로도 상반기 내 AI 시스템을 활용한 판매 프로세스 점검 시스템 도입과 ‘AI 기반 컨시어지센터’ 구현을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페이스페이(신한카드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카드 페이스페이(신한카드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임영진, ‘마이데이터’ 주도권잡고 미래먹거리 확보

신한금융그룹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이끄는 ‘데이터’혁명에서도 우위를 선점했다.

신한카드는 ‘빅 데이터’ 혹은 ‘마이데이터’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지난 2014년부터 데이터사업에 진출했다. 발 빠른 움직임 덕에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오는 8월 5일부터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법과 관련한 사업에서도 나란히 우위를 선점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금융사 및 카카오 등의 기업에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꼽히고 있으며 저마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이미 공공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총 260여 건의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데이터산업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달 12일 출범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총 174개 데이터상품 중 65개 유형의 다양한 데이터상품을 개발해 등록했다. ‘정보’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진 셈이다.

임영진 사장의 ‘데이터’혁명은 신한금융그룹이 추진하는 AI혁신과 맞물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My 자산' 서비스를 신한카드는 'PayFan 소비관리'를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 시행중이며,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페이스페이’를 상용화해 ‘얼굴이 지갑이 되는’ 혁신결제를 선보였다.

‘페이스페이’는 얼굴 등록이 가능한 은행에서 카드와 얼굴 정보를 1회 등록 후, 페이스페이 가맹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얼굴 인식을 위한 AI알고리즘과 생체정보 보호를 위한 각종 암호화 기술 등 고도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집약됐다.

신한카드에서 확보된 ‘데이터’는 코로나19 대응에도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다. 신한의 ‘빅 데이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패턴 분석 데이터 제공과, 그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 정책 및 기업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있다.

◇격변의 시대, 금융의 경계 넘는 혁신금융에 주목

조용병 회장은 이미 회의도 영상회의인 ‘디지로그’로 진행할 만큼 '혁신금융'에 적극적이다. 조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에 이끌려 가는 객체가 아닌 변화를 주도해 가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디지털혁명을 강조한 바 있다. 조회장을 비롯한 신한금융그룹이 새로 선보일 ‘혁신금융’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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