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기후재난 시대..."환경·경제 모두 잡는 그린뉴딜 필요"
코로나와 기후재난 시대..."환경·경제 모두 잡는 그린뉴딜 필요"
  • 이한 기자
  • 승인 2020.05.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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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 개최
포스트코로나의 새 숙제,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곧 지출을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픽사베이 제공)2018.9.2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 발전을 뜻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그린뉴딜은 어떤 방향성과 속도를 가져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27일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코로나와 기후재난 시대, 어떤 그린뉴딜이 필요한가?’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린뉴딜이 경제위기 회복이나 일자리 창출 관점으로만 논의되어서는 안 되며,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감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유네스코회관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의 원인이 큰 틀에서는 유사하고 그 안에서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토론이다.

시사상식사전에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그린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 발전을 뜻하는 말로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뜻한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지난 5월 9일 ‘르몽드’지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그린뉴딜’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국에서의 그린뉴딜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 이날 토론 참여자들은 ‘대중들이 그린뉴딜을 일자리 문제 등에 치우쳐서 지엽적인 부분으로만 관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 “과거의 그린뉴딜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가치로 넘어서야”

이날 토론회에는 경기연구원 고재경 박사, 한양대학교 김상현 교수, 한겨레 기후변화팀 박기용 팀장, 성대골 마을닷살림협동조합 김소영 대표가 참석했다.

경기연구원 고재경 박사는 “최근 정부와 부처 등에서 그린뉴딜 관련 논의가 갑자기 불이 붙었다”고 전제하면서 “그린뉴딜에 대한 논의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이미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우니 새로운 방식을 찾자는 취지에서 구조적 접근과 사회적 협의 등이 폭넓게 필요하다는 것이 그린뉴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그린뉴딜을 시민사회 등에서 언급한 바 있고 이후 녹색성장 등이 좋은 법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적 동의 없이 국가 주도로 진행되면서 본래 의미가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가 기후위기 관련 반면교사가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위기 속에서 새로운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후위기가 정말로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를 구체화해 위기의 실체를 규명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현 교수는 “과거 그린뉴딜은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의 틀을 심하게 건드리지는 않으면서 녹색산업을 성장시키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제하면서 “논의를 출발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지금은 그때의 그린뉴딜 가치에만 머물지 말고 새롭게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에서만 논의가 그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을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중심으로만 관련 실천을 끌고가지 말고 민주적 통제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7일 유네스코회관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유튜브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27일 유네스코회관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유튜브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모두를 위한 그린뉴딜,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토론에서는 그린뉴딜을 경제적인 시선에만 매몰되어 들여다보면 안된다는 지적, 속도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겨레 박기용 팀장은 “한국판 뉴딜이 코로나19이후 경제회복 등에 주력하는 과정에 언급되면서 언론 등에서도 청와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에 어떤 사업이 들어가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언론이 어떻게 기사화하고 다루는지가 이 문제를 사회가 어떻고 보고 있느냐에 대한 척도인데, 과학이나 첨단기술 변화 등에 대한 관심처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다른 언론사의 컬럼을 인용하면서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중요한 문제라고는 인식하지만 시급한 문제로는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발언자 김소영 대표는 “기후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2019년 성대골에서도 2050 탄소배출 제로 관련 목표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실천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병원비 문제 등으로 치료에 차별을 받는 사람이 없었고, 그것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철학이라면, 그린뉴딜의 철학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린뉴딜의 방향성을 잡지 않은 채 속도만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 경제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방법은?

실제로 그린뉴딜은 경제적 효과를 고려한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식된다. 뉴딜이라는 단어 자체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경제정책들을 뜻한다.

여당 내 그린뉴딜 전도사로 꼽히는 김성환 의원도 최근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돈을 써야 한다면 제대로 된 곳에 써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녹색 산업 전환 투자 등은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규모 부양책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목표와 수단으로서 그린뉴딜을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성을 감안해야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큰 문제지만, 환경적 고려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토론회에 참여한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은 큰 틀에서 보면 유사하고 그 안에서 여러 문제가 얽혀있다”고 전제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멈춤이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면 우리는 다 같이 더 큰 위기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그린뉴딜이 포스트코로나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한다. 환경과 공존하는 인류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날 토론에 앞서 주제발표 시간에도 “그린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의 불평등에 관한 ‘정의’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팬데믹에 의한 경제위가와 기후위기가 함께 몰아치는 요즘, 환경과 경제회복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모두의 과제로 남았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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