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주 SJ1-7 포자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균주 SJ1-7 포자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1그램(g)에 약 9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항생물질을 국내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암이나 각종 종양 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크로모마이신 에이3(Chromomycin A3)’을 합성하는 균주를 국내 토양에서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크로모마이신 에이3은 흙 속 미생물에서 추출한 항생물질로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자생 미생물에서 크로모마이신 에이3을 합성하는 균주를 발견해 다국적 기업에서 고가로 판매하는 항생물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양에는 과도한 항생제의 사용 등으로 오염된 유해 미생물에 대항하여 그들의 생장을 억제하는 유용한 미생물이 존재한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은 2018년부터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항생제 내성균, 병원성 세균 등의 토양미생물을 발굴하고 항균 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 토양에서 처음 발견된 이번 균주는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 에스제이(SJ)1-7‘로 명명됐다. 방선균의 한 종류로 주로 토양에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흙냄새를 유발하는 미생물이다.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는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스트렙토마이신을 분비하며 크로모마이신과 같은 항생물질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수가마이신 등 32개의 활성 물질(생물 기능을 증진·억제시키는 물질) 생합성(생물체에서 물질을 합성하는 일) 유전자도 가지고 있어 다양한 활성 물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균주는 식물병인 균핵병, 궤양병 등의 병원균을 사멸하는데도 효과가 있어 향후 친환경 식물병 방제제 등의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달 이 균주의 유전체 해독을 끝내고 19일 특허를 출원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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