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액티브 기술 통해 에너지 소비 최소화하는 제로에너지건축
세계 각국 제로에너지건축 활발
제로에너지건축 공공건축물부터 도서관까지 다양하게 적용

단독주택 최초 제로에너지건축물인 세종시 로렌하우스. (국토교통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단독주택 최초 제로에너지건축물인 세종시 로렌하우스. (국토교통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국가는 물론 산업을 막론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 중이다. 넓게는 발전사들이 종전 석탄화력발전에서 탈피해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부터 좁게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까지 일상 곳곳에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절약은 비단 발전소나 제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업무 또는 일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건물’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을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짓도록 의무화하자 에너지 절감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제로에너지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2025년부터  500㎡ 이상 공공건축물, 1000㎡ 민간건축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2030년에는 모든 건축물에 의무화되자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 패시브(Passive)+액티브(Active)=제로에너지건축

전 세계 에너지 중 36% 정도는 건물에서 소비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의 에너지가 난방에 사용된다. 국내의 경우도 건물 부문이 전체 에너지의 약 17%를 소비한다. 이와 함께 건축물은 최소 30년 이상 유지되기 특성 때문에 초기 건축부터 에너지 성능을 높여 짓는 것이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건물에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건축 방법은 없을까. 앞서 언급한 제로에너지건축이 바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아직 국민들에게 생소한 제로에너지건축은 해당 용어에서 그 뜻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건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의 합이 최종적으로 ‘0(Zero)’이 되는 건축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전적 의미일 뿐 실제 사용 에너지와 생산 에너지의 합을 0으로 만드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 실제 현실에 맞게 설명하자면 외부로 손실되는 에너지양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충당,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렇다면 대체 제로에너지건축은 어떻게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동시에 에너지를 충당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패시브(Passive)’ 기술과 ‘액티브(Active)’ 기술이 있다.

패시브 기술은 건물 외피를 통해 손실되는 에너지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내부와 외부의 열의 이동을 차단하는 ‘고단열’과 건물에 외부 공기가 들어오거나 내부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틈새를 없애는 ‘고기밀’ 외벽이 이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좋은 단열재와 창문(창호) 등을 사용해 냉·난방 에너지사용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두꺼운 창문을 설치해 한겨울에도 집 안을 따듯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반해 액티브 기술은 단어에서 보듯이 패시브 기법보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성격이 강하다.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태양광발전이나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 2024년 세계 시장 1560조원 규모…세계 각국 의무화 도입

제로에너지건축 세계 시장은 2014년 약 420조원에서 2024년 약 156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역시 같은 기간 약 8.6조원에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및 지원 등으로 2024년 그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에서도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법으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를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은 2020년부터 신축 주택에 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모든 건물과 기존 건물의 50%를 제로에너지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30년까지 모든 주택에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모든 신축 건물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짓도록 의무화했다.

국내보다 먼저 제로에너지건축을 도입한 해외의 경우 눈에 띄는 건축물들이 많다. 특히 해당 건물 중 이른바 ‘살아있는 건물(Living Building)’이라고 불리는 미국 시애틀의 불릿센터(Bullitt Center)가 대표적이다.

2010년 준공된 이 건물은 시애틀의 다른 고층 빌딩보다 에너지효율이 무려 80%가량 높다. 불릿센터 지붕에는 약 575개의 태양광 패널이 존재해 그 넓이만 무려 1만4000㎡에 달한다. 이를 통해 1년 동안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양 보다 많은 연 23만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또한 지열 피트펌프와 열회수 환기장치로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화장실의 배설물을 퇴비화를 통해 원예용 퇴비로 활용되고 있다.

◇ 국내 제로에너지건축은 어디?…공공건축물부터 도서관까지

국내에서도 제로에너지건축을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건축물부터 아파트, 단독주택, 공장까지 국내 역시 많은 수의 제로에너지건축물이 보급돼 있다.

우선 공공기관 제로에너지 건축물인 세종시 선거관리위원회 신청사가 있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세종선관위 신청사는 2017년 8월 착공해 이듬해 12월 준공했다. 고단열 자재 등 패시브 기술과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건물 안팎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공급하고 지하에는 지열발전으로 사계절 냉난방을 한다.

태양광·지열 에너지 발전 등 액티브 기술을 도입해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와 소요량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단독주택 최초 제로에너지건축물인 ‘세종시 로렌하우스’도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에너지공단이 함께 추진한 이 제로에너지건축 주택단지는 에너지자립률 83.13%에 달한다. 이 주택단지는 태양광과 열회수 환기장치 등을 설치해 냉난방·조명 등에 쓰이는 에너지양의 80% 이상을 자체 생산한다. 창호는 로이 3중 유리를 적용하고 외단열을 적용해 에너지소비량도 동시에 낮췄다. 혹서·혹한기를 제외하면 세대당 에너지비용이 부담이 거의 없다.

전국 최초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본 인증을 받은 도서관도 있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037㎡의 아산중앙도서관은 방위를 고려한 창면적비, 외피면적 최적화, 최고등급 고기밀 등의 패시브 기술과 외부 전동차양, BEMS(건물에너지관리 시스템), 고효율 조명, 자동제어시스템 등의 액티브 기술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와 현대건설이 함께 시범사업을 추진한 국내 최초 고층형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인 인천 송도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와 에너지사용량 53% 절감 및 에너지자립률 28.25%를 달성한 환기가전 전문기업 ‘힘펠 제3공장’이 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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