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여유만만 시골 암탉 로지가 사는 세상은 평화로운 농장이다. 어떤 위험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저 평화롭게 보인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연못, 방앗간, 울타리를 지나 벌통 밑 등 암탉 로지는 익숙한 듯 아무런 경계 없이 자신의 산책을 즐긴다.

하지만 로지가 사는 세상에 뜻하지 않은 균열이 일어난다. 난데없이 나타난 여우 한 마리는 발걸음을 낮춰 로지를 살금살금 따라간다. 하지만 이 여우, 왠지 허당처럼 보인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지만 각종 수난을 당하게 되고 결국 벌집을 건드려 꽁무니를 빼기 때문이다.

팻 허친스의 ‘로지의 산책’은 느긋하게 산책하는 암탉 로지가 성질 급한 여우에게 자신도 모르게 겪는 여러 가지 소동을 담은 그림책이다. 1968년 처음 출간되어 칼데콧, 모리스 샌닥의 작품들과 그림책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림책의 특징은 암탉 로지의 산책은 글로, 여우의 수난은 그림을 통해 독자들에게 상황을 전한다는 점이다. 글은 단순히 로지의 산책 경로를 무미건조하게 따라가지만, 그림은 여우에게 잡히기 직전의 로지와 어처구니없는 여우의 반복 구조로 긴장감과 유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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