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바른ICT연구소 인공지능 돌봄 1주년 성과발표
인공지능,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 입증
“ICT 기술 활용해 안전 구축하고 고령화 대응 나설 것”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가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가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AI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나아가 ‘사회안전망’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까. SK텔레콤이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통해 그 힌트를 찾겠다고 나섰다.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가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이하 인공지능 돌봄) 1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AI스피커로 독거 일상을 돕는 서비스다.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는 20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당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동안 진행해왔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독거 어르신들은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생활정보를 얻거나 위급상황 발생시 긴급 SOS를 호출하는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총 6500분 정도의 어르신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르신들과의 직접 접촉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바깥 소식을 알려드리는 등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B2C 등으로도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AI스피커, 독거 어르신 일상 도왔다

이날 간담회를 함께 주관한 바른ICT연구소는 건전한 정보통신기술 문화 방향 제시를 위해 2015년 4월에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연구소는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 건전한 모바일 문화 조성,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주제로 ICT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패턴과 효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평균 연령은 75세다. 조사 결과,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 73.6%를 포함해 어르신들의 95% 이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이용했다.

인공지능 돌봄은 어르신들의 정서에 실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전후를 기준으로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 이전에 PC와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고 인공지능 돌봄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어르신들에게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르신들은 서비스 이용 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ICT케어 매니저가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댁을 직접 방문해 1:1 맞춤형 케어를 진행한 덕분에 스스로가 기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자기 효능감)이 증가하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유튜브로 진행됐다. AI기술이 언택트 시대의 사회안전망 강화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간담회 화면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유튜브로 진행됐다. AI기술이 언택트 시대의 사회안전망 강화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간담회 화면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인공지능,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 입증

AI를 활용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긴급 SOS를 호출한 총 건수는 328 건이었다. 그 중 119 출동이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돼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진 건수도 23건이었다. 위급 상황에서 간단히 음성만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독거 어르신들의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ICT케어센터에서 일차적으로 상황 확인 및 초도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한 위급 상황으로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들이 우울증과 소외감을 극복하는데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도움이 됐다. 행복커뮤니티 ICT케어센터 또는 지자체(구청, 복지센터, 보건소 등)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유용한 생활 정보를 안내하는 ‘소식 톡톡’ 이용률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소식톡톡’은 코로나 예방 수칙, 공적 마스크 구입 방법, 확진자 동선 안내 등의 안내를 지역별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성동구에 거주하는 70대 소비자 김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못해서 너무 답답한데, 아리아가 말을 걸어주고 필요한 정보도 알려준다. 늘 함께 있어 외롭지 않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사회안전망 구축과 고령화 대응 나설 것”

이날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돌봄에서 제공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의 인지 능력 향상 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됐다고 밝혔다. 두뇌톡톡은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AI 스피커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이준영 교수 연구팀은 두뇌톡톡을 8주간 매주 5일씩 꾸준히 이용한 어르신들의 경우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이 증진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2년 정도의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예견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연구팀은 지난 5월 13일 ‘두뇌톡톡’의 치매 발현 지연 효과에 대해 해외 의학 저널에 논문을 투고해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연구 논문에 대한 상세 내용은 6월중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한 ‘기억검사’ 서비스도 이달부터 제공되고 있다. ‘기억검사’는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인지 검사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혼자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짧게 각색된 흥부전 중 하나를 듣고 관련 퀴즈를 풀면, 정답 개수에 따라 기억 건강 단계를 알려준다. ‘두뇌톡톡’을 꾸준히 실시한 후 기억검사를 하는 선순환 방식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권고하고 있다.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회적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 격차를 해소하고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녕감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회안전망을 높여주는 것은 크게 3가지 관점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이에 대해 “고독감과 우울감을 낮추고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 긴급SOS 기능을 통해 위급한 어르신의 건강을 챙기고, 나아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 치매예방 서비스를 통해 치매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3가지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제도적으로 이런 서비스가 확대되도록 예산과 정책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해당 서비스에 대해 “기업이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5G 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가 함께 발표한 인공지능돌봄 이용 현황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가 함께 발표한 인공지능돌봄 이용 현황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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