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친환경 에너지 보급 촉진
미국 석탄화력 발전량 1976년 이후 최저…국내도 에너지전환 박차
전력그룹사, 국내 영농형 태양광부터 유럽 풍력발전 사업 진출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한국전력기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한국전력기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생산 공장을 중단케 했고 5대양 6대륙을 넘나들던 사람들의 이동을 멈추게 했다. 

특히 코로나에 따른 가장 큰 영향을 꼽으라면 그중 하나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일 것이다. 일각에선 ‘기후변화’가 코로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 축소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대안으로 전력 생산 과정에서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은 에너지로의 전환이 주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역시 에너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전력그룹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석탄화력발전이 아닌 친환경 즉, 무공해 에너지 확대·보급을 추진 중이다.

◇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과 세계적 에너지전환

국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지난 2017년 12월 수립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즉,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석탄·탈원전’을 기조로 삼고 해당 정책을 추진한 지 3년 차를 맞은 가운데 국내 발전사들도 이에 맞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전환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 건설을 정부와 호흡을 맞추며 에너지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비단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만이 아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종래 발전원의 주류였던 석탄화력 발전량은 1976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이와 함께 석탄화력과 대척점에 있는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IA가 발간한 ‘연간 에너지 전망(Annual Energy Outlook) 2020'’에서 2050년까지 미국의 전원믹스(발전량 기준)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석탄·천연가스·원자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31%에서 상향 조정한 수치로 해당 전망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미국의 전체 전원믹스 중 무려 3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경향은 향후 발표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자문기구인 민간 전문가 워킹그룹이 2034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15.1%에서 40%로 대폭 확대하는 초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수소, 연료전지와 같은 신에너지와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로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말이지만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는 곧 재생에너지의 보급으로 연결되곤 한다.

이번 워킹그룹의 발표는 에너지 전환이란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종래 국내 발전원을 지탱했던 원자력과 석탄 발전 설비 비중을 무려 21.5%p를 줄이기 때문이다. 이에 에너지 전환의 가교 역할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도 1.3%p 감축하는 한편, 올해 15.1%에 불과했던 신재생에너지비중을 무려 24.9%p를 확대, 40%로 맞출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중심축인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실행계획’을 올해 확정·공고하면서 올해 새만금 태양광과 한림 해상풍력 등 총 2.3GW 규모의 32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착공을 추진한다. 투입 금액만 무려 1조9000억원으로 향후 3년간 11조원 규모의 재원을 쏟아 붓는다. 이 밖에도 올해 영암 태양광 등 28개 단지(1130MW)와 장흥 풍력 등 9개 단지(220MW)를 준공할 계획이다.

한국동서발전이 경기도 파주시에 준공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설비 2호의 모습. (한국동서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동서발전이 경기도 파주시에 준공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설비 2호의 모습. (한국동서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전력그룹사들, 국내 영농형 태양광부터 유럽 사업까지 진출

2018년부터 본격 추진된 국내 에너지 전환에 전력그룹사들 역시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그동안 쌓아온 신재생에너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까지 진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에 몰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500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의 경우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이 눈에 띈다.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란 논과 밭 같은 농지에 발전소를 설치, 경작과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가의 경우 기존에 해오던 농사를 바탕으로 수익을 이어갈 수 있고 동시에 태양광 발전을 통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동서발전이 최근 종합 준공한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총 300kW의 용량으로 단일마을 기준 국내 최대다. 

해당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주민 수용성 문제로 난항을 겪곤 하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와 태양광 설비 하부 작물의 수확량과 생육지표 분석 등을 시행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 이를 통해 지역별 환경에 적합한 운영방안을 마련해 태양광 발전의 보급,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한국남동발전은 전력그룹사 최초로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했다. 남동발전은 2017년 경남 고성군 약 480㎡(750평) 부지에 100kW급 태양광설비를 설치했다. 이 사업을 통해 일반 농지에서 거둘 수 있는 평균 벼 수확량의 95% 이상을 수확하는 등 영농형 태양광 발전의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

이 성과를 토대로 남동발전은 지난해 10월 경남 6개 지역에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 준공 및 운영지원센터 개소식을 시행했으며 이달에는 한국에너지공단, 기후변화센터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농업 비중이 높은 미얀마에 1M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한다.

한국남부발전의 경우 풍력발전 사업이 눈에 띈다. 순수 우리 기술로 풍력발전 100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풍력산업의 물꼬를 틔우고 있다. 국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풍력발전 보급뿐만 아니라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셈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5번째 결실이자 풍력발전 100기 중 58번째에 해당하는 귀네미풍력단지는 연간 37G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운영 기간 16만 가구의 전력공급을 책임지며 동시에 72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15억원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 42톤의 대기오염물질(SOx, NOx, 미세먼지)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남부발전은 국산풍력의 저변 확대를 위해 2021년 오미산풍력(60MW), 2022년 삼척 육백산(30MW), 2023년 청사해상풍력(40MW) 및 대정해상풍력(100MW) 건설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국중부발전과 한국서부발전은 국내를 넘어 해외 풍력산업에까지 진출 중이다. 우선 중부발전은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풍력발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웨덴 스타브로 풍력 사업 금융종결식과 착공식을 지난해 11월 진행하고 254M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스웨덴 중북부 지역 베스터놀랜주(州)에 건설한다. 2021년 11월부터 상업운전이 예정된 해당 사업은 국내에서 축적해온 신재생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건설 및 운영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해외사업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2030년까지 해외발전 설비용량 8GW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서부발전 역시 스웨덴 풍력발전 시장을 본격화했다. 서부발전은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240MW급 스웨덴 육상풍력사업 프로젝트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발전소 준공 후 자산 및 운영·관리(O&M)를 맡고 이를 통해 풍력, 태양광 등 유럽 신재생 시장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청사진을 그려 그 귀추가 주목된다.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한국남부발전의 강원도 태백시의 귀네미풍력단지. 한국남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한국남부발전의 강원도 태백시의 귀네미풍력단지. 한국남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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