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 분석
차세대 신용 평가 모델 자체 개발
“소상공인 돕는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선보일 것”

SK텔레콤은 11번가, 현대캐피탈과협력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한 11번가 중소 셀러 대상 대출 상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출시한다.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K텔레콤은 11번가, 현대캐피탈과협력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한 11번가 중소 셀러 대상 대출 상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출시한다. (SK텔레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SK텔레콤이 비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혁신 지원에 나선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통과 후 첫 번째 서비스다.

SK텔레콤이 11번가, 현대캐피탈과 협력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한 11번가 중소 셀러 대상 대출 상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20일 출시한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이 이통사 최초로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후 출시한 첫번째 이커머스 소상공인 대상 혁신금융서비스다.

SK텔레콤과 11번가, 현대캐피탈은 이동통신, 이커머스 등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 평가에 활용해 중소 셀러들에게 대출한도 상향이나 이자 절감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기획했다. 서비스 출시를 통해 11번가 중소 셀러 최대 4만 명이 금융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매출 규모가 작고 담보와 신용도가 부족해 제도권 금융사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오픈마켓 등록 셀러 중 신용 등급이 1~2등급에 해당하는 비율은 약 35%에 불과하다. 신용 등급이 높아도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긴급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새로 출시될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활용하면 11번가 중소 셀러들은 매출 규모 등의 검토를 거쳐 기존 대출과 별개로 최대 3000 만원까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도 시중에서 제공하는 이커머스 금융 상품과 비교해 최저 수준이다.

◇ 비금융 빅데이터 머신러닝...신용 평가 모델 자체 개발

SK텔레콤은 정보 활용에 동의한 중소 셀러의 매출 및 정산, 고객 주문 취소 및 반품 이력, 판매 품목, 구매자 리뷰 및 고객 응대 정보 등 수백가지에 달하는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해 기존 금융 정보 기반의 신용 평가 방법을 보완하는 모델 ‘셀러 스코어’를 개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융사에서는 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고 통신사에서 활용 가능한 별개의 또 다른 지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신용 평가 모델 ‘셀러 스코어’는 예측 정확도(AUROC) 0.85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예측 정확도 값이 0.7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셀러 스코어는 기존 금융 정보 기반 신용 등급과 별개로 독자적인 변별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다양한 영역에서 기존 금융 정보 기반 신용 평가의 보완 및 대안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우리은행, 현대카드 등 다양한 금융사와 함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모델 기반 금융 서비스 출시를 논의 중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타 이커머스 셀러나 오프라인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 통신과 금융의 데이터 결합, 해외서도 대세

최근 국내에서는 데이터 3법 개정으로 신설된 비금융정보 전문 개인 신용평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소도 개소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페이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상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기반 금융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특히 통신료, 공공요금 납부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참고한 신용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FICO사는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약 10% 증가하고 시가총액도 2.8배 상승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김윤 CTO는 “혁신금융서비스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비금융 데이터 신용평가를 통해 금융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SK텔레콤은 향후 금융 회사, 커머스 기업 등과 협력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과 금융의 데이터 결합은 최근 두 업계에서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금융데이터거래소 운영자 금융보안원과 통신·금융 융합 데이터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 역시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거래소에서 거래하는 데이터 상품들, 이를테면 가계지출동향이라든지 그런 데이터들이 있는데 여기에 통신 데이터가 들어가서 패키지가 훨씬 다양하고 세밀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