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기술기업 호성적 주목
카카오, 14일 장중 한때 시총 9위 진입
제조업 중심 국내 산업 지형 변화 생길까?

IT와 게임, 통신 등 ICT 관련 기술 기업들이 코로나19 변수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술주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사진은 네이버가 카이스트와 AI 전문인력 양성 등에 관한 비대면 업무협약을 맺는 모습.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IT와 게임, 통신 등 ICT 관련 기술 기업들이 코로나19 변수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술주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사진은 네이버가 카이스트와 AI 전문인력 양성 등에 관한 비대면 업무협약을 맺는 모습.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산업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언택트 경향의 증가 등으로 IT 기술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술주가 주목받고 있다.

기술주의 진격은 최근 증권가에서도 특히 눈에 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13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후 시총) 순위 10위에 진입했고 이튿날인 14일 장중 한때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는 시총 순위 4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14일에는 엔씨소프트가 현대모비스를 앞지르며 시총 순위 13위에 이름을 올렸고 15일에는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이 원화 기준 시총 20조원을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증시와의 1:1 비교는 어렵지만 시총 20조원은 단순 액수로만 비교할 경우 18일 12시 40분 현재 장중 카카오 시총(19.4조)보다 더 높은 금액이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언택트 소비를 늘리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산업계 일각에서는 ‘수출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온다’고 평가한다. 국내 통신사들역시 코로나19 변수 속에서 1분기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ICT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를 이끄는 기업은 카카오와 네이버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8,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882억 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커머스를 포함한 톡비즈와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콘텐츠 부문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1분기에 매출 1조 7,321억 원, 영업이익 2,215억 원, 당기순이익 1,3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4.6%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4%, 전분기 대비 27.7% 증가했다.

◇ "코로나19에도 달라지는 건 없다"...기술주 강세 흐름 어디까지?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신규 사업 분야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얻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카카오 실적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네거티브는 포털광고와 IP비즈니스 정도에만 영향을 줬을 뿐 거의 모든 사업부가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달라질 건 없다”고 전제하면서 “기존사업의 성장과 신규사업 수익화 가속화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증폭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 조용선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주력 사업의 호조 외 전략적 신사업 역시 이른바 ‘언택트’ 키워드에 부합하며 코로나19 악영향에서 벗어난 추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 “올바른 속도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희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단기적인 광고 매출의 부정적 감소 가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쇼핑·페이 등의 중장년층 이용자 저변 확대와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3월 기준 월간 스마트 스토어 이용자수는 1,000만명으로 1월 대비 25% 늘었고 중장년층 언택트 소비와 비즈니스의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이용자 충성도가 상승하면서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액 또한 증가했는데 이는 향후 네이버 파이낸셜이 테크핀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 긍정적인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양사는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활용해 다각도로 사업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대상선과 MOU를 체결했고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네이버통장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카이스트와 손잡고 AI 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IT기업들의 성장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코스피 시장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과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한다. 언택트 흐름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큰 틀에서의 변화라는 시선이다. 코로나19 변수를 통해 전면으로 드러난 기술주 강세 흐름이 향후 산업계와 증권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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