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비정상적 투자열기 가라앉은 만큼 괴리율 맞춰가는 단계”

삼성 WTI 레버리지 ETN 투자자들이 거래정지 조치로 괴리율이 급등하는데 기인했다며 국민청원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 WTI 레버리지 ETN 투자자들이 거래정지 조치로 괴리율이 급등하는데 기인했다며 국민청원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투자 과열로 괴리율이 급등해 거래가 정지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연계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 ETN’을 두고 “거래정지 기간은 괴리율 산정해서 제외해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삼성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WTI 레버리지 ETN에 대한 일주일 거래정지 기간 동안, 괴리율이 15배 폭등해 1조원의 투자금이 날아갔다”며 괴리율 산정에서 거래정지 기간은 제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기관을 검찰 고발조치했다.

금융당국이 거래를 정지시키기 전까지 괴리율이 67% 수준이었지만 거래 정지 이후 폭등하며 15배인 977%까지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WTI 레버리지 ETN 지표가치(IIV)는 1615원에서 136원까지 추락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괴리율이란 ETN이 연동돼 있는 기초자산의 실제 가치에 비해 ETN 주가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차이를 보여 주는 투자 위험 지표다. 괴리율이 크다는 것은 ETN이 정상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과열된 투자열기로 WTI 레버리지 ETN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면서 지난 1월 49억4900만원에서 4월 들어 2590억9600만원으로 늘어났다. 석 달 만에 하루 거래대금이 50배 넘게 폭증하는 등 비정정상적인 투자 열기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과열된 투자열기로 인한 괴리율 급등을 저지하기 위해 WTI 레버리지 ETN에 대해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오히려 이 같은 조치가 거래정지 이후 괴리율이 상승해 손해가 증폭하는데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금융당국은 WTI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이 급등하자 일주일간 거래를 정지시켰다. 

투자자는 거래 정지 이전 4월 17일 괴리율은 67% 수준이었으나, 거래정지기간인 22일 2466% 수준까지 일시적으로 폭등했고, 거래재개 전날인 24일 괴리율은 977%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7일 거래가 재개되면서 ETN 주가가 60%하락했지만 괴리율은 522%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괴리율은 세 자리 수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여 거래정지를 반복하고 있다. 3거래일정지와 1거래일 단일가 매매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에도 거래정지가 반복되며 3거래일 만에 거래가 재개됐으나 괴리율은 여전히 289.6%에 달하면서 또 다시 거래 정지됐다. 거래 재개는 오는 18일이다.

한 투자자는 “제가 매수할 때 주가 3000원이 지금 700원으로 –77% 폭락했는데도 괴리율이 높다”며 “당국의 조치대로 괴리율 30%를 맞추려면 –67%만큼 폭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괴리율 30%를 맞추려면 몇 달 이상 1일 거래, 3일 거래정지를 반복한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금융당국의 거래재개 조치에 불만을 토로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투자열기가 가라앉은 만큼 괴리율을 맞춰가고 있는 단계”라며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여론이 민감한 만큼 접근이 조심스럽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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