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유리천장 지수에서 29개 회원국 중, 29위로 한국이 6년째 연속 꼴찌 차지했다. 유리천장 지수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평가한 결과다. 지수에 따르면 사내 여성비율, 육아휴직 등과 같은 성별 평등에 관련된 10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런 지수에서 6년째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은 한국여성 기업이 위에 있는 유리천장이 높고 두껍다는 뜻이다. 결국 여성들이 속해 있는 대·중·소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남녀 성별 차이에 대해서는 녹록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렇듯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CEO들이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2017년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CEO를 조사했다. 이중 여성 CEO는 21명이었다. 이에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자수성가, 오너가 출신, 전문경영인 출신의 대한민국 여성 CEO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두번째 주인공 #이명희 #신세계회장 #이병철막내딸 #리틀이병철 이다. 그녀가 이끄는 기업의 방향성과, 경영방식, 앞으로의 전략, 행보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자. [편집자주]

이명희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이명희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명희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삼성그룹을 맡겼을 것" 이병철 삼성초대 회장이 과거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난 이명희는 자식들중 유나히 아버지의 많은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의 오빠 이건희 회장은 이명희 회장을 두고 "장미처럼 자란 막내"라는 표현을 할만큼 아버지의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병철 회장은 그녀의 경영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일찌감치 파악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부터 각종 행사, 경영인들의 자리 등에 꼭 이명희를 데리고 다녔던 아버지 이병철의 어깨 넘어로 바라본 경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앞서 이건희 회장은 "이명희는 평범하지 않았다. 항상 새로운것을 추구하고 열정이 많아 유별나게 눈에 띄는 스타일이었다. 부녀가 미래 경영 관련 대화를 나누면 유난히 죽이 잘 맞았다. 그래서 아버지를 잘 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일까. 이명희는 지금까지 '리틀 이병철'로 불려진다 .

◇ 삼성서 독립하자, 매출 16배뛰어...드라마틱한 성장 현실화 시켜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처음부터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이명희를 옆에 둔것은 아니었다. 결혼 후 12년 뒤인 1979년에 영업담당 이사로 신세계에 입사 시켰다.

그 당시 그녀의 나이는 39세. 빠르지 않은 나이었다. 이에 그녀는 가지고 있는 경영에 대한 열정을 더욱 뽐내며 고공행진 한다. 입사 후 조선호텔 인수 과정, 신세계 부지 매입, 사업다각화 등을 이병철 회장 옆에서 끊임없이 배우며 탁월한 능력을 다져 나갔다. 이에 1997년 삼성에서 분리된 신세계는 당시 1조 8000억 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2014년 17조 6117억원, 지난해 29조 2427억 원 으로 성장 시켰다. 이후 재계 13위의 그룹총수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위와같은 드라마틱한 성장을 현실화 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결과를 놓고 재계는 그녀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가장 먼저 손에 꼽는다. 이명희는 이런 경영을 통해 신세계를 백화점 부문 2위로 올려놨고 대형마트 부문에서도 이마트를 1위로 만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신세계는 계열사 40개, 총 자산 36조 짜리 대형 유통그룹으로 분류되어 있다. 동종업계 시장점유율 23%를 차지하며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센트럴시티, 서울고속터미널, 까사미아, 톰보이, 베트남 신세계 등이 속해있다. 또 계열사로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SSG닷컴, 스타필드,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있다.

이에 2015년에는 동종업계 부동의 실적을 고수하며 45.8%라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 그녀의 최'愛' '이마트' 단숨에 국내 1위 만들어..."확고한 결정때문"

그녀가 신세계의 많은 계열사들 중 가장 애정하는 기업은 이마트다. 이명희 회장은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세웠다. 1987년 이병철 회장이 사망하자, 미국에 체류하면서 대형마트의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전해진다. 이명희 회장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찾은 미국에서 대형 마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라고 당시 회고했다.  당시 미국의 월마트 등 창고형 점포를 둘러보다 사업 아이템으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에 돌아와 “대형마트 사업을 서둘러 준비하세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후 이명희 회장은 2006년 5월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와 프랑스의 까르푸는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이마트에 밀려 한국 시장 철수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때, 이명희 회장은 월마트코리아 지분 전량을 8250억 원에 인수했고 월마트가 국내에 보유한 16개 매장을 모두 이마트로 바꾸는 통 큰 결정을 내린다. 이로 인해 이마트는 매장 수가 100개가 넘어서며 업계에서 독주 기반을 확고히 갖추게 됐다. 이마트는 단기간 내 2016년 매출 16조 8517억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국내 1등 마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녀의 감각은 지금까지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은 경영전문인들에게 한 두번 보고를 받는게 다지만 그녀가 내놓는 아이디어나 비젼, 전략등은 아직까지 통하고 있다. 이런 직감으로 통한 게 스타필드 하남이다. 그녀는 하남스타필드를 시작할때 '도시인들이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라 하남은 힐링, 여유, 쉬어가는 공간을 컨셉으로 만들어 졌다.

하지만 기업내 잦은 불협화음은 존재했다.

점포확대에 있어 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직면하는 일이 일상화 되었고, 유통규제법안이 통과되면서 더욱 법령은 강해졌다. 또 여기에 코로나 19에 백화점,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들은 모두 직면탄을 맞았다. 또 온라인 배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SSG닷컴이 대규모 투자액에 대한 현안까지 떠올랐다. 또 정용진, 정유경의 경영비교 등의 문제와 신세계 내부의 여러 차례 구설수가 있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희 회장은 경영에 대한 부분만큼은 굳건히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아버지의 뜻대로 경영과 개인사는 따로 놓고 보겠다는 것. 여전히 전문경영인을 두고 회사를 챙기며 큰 흐름을 보고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깊게 개입된다면 개인, 경영이 한쪽으로 치우 칠 수 있어 중용적인 선택을 못할 수도 있다는게 그녀의 방침이다.

사람을 믿고 맡기는 대범한 경영 스타일이 이병철 회장을 빼닮았다고 정평이 자자하다. 이병철 회장은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전적으로 신뢰하고 서류에 사인하려고 하지 마라"라는 말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전문경영인을 주축으로 신세계를 지금까지 운영해왔으며 여전히 신세계그룹 결재서류에는 회장 서명란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1943년생인 이명희는 뒤에서 현재 전문 경영인 발굴과 그룹의 방향성만 제시해주는 돛같은 역할만 지시하고 있다. 이에 은둔의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녀의 경영철학 모든것이 묻어있는 신세계는 상당히 괄목할만한 성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사회문제 등으로 다소 불협화음이 들리는 요즘이지만 이 난관들 어떻게 헤쳐 나갈지 업계는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다. 한국 대기업 사장들이 이명희 회장을 끝까지 믿고 존경하는 이유는 아마, 그녀가 이끌어온 결과물이 한국 경제에 크게 한몫을 했다는 것에 많은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는 것을 인정해서 아닐까. 결과와 성과는 결국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이것이 신세계의 앞으로 활약이 더욱기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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