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신청하면 스타벅스 쿠폰 드려요” 금융당국은 난색

국민카드는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를 제공한다.(국민카드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민카드는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를 제공한다.(국민카드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카드사와 재난지원금 마케팅을 둘러싸고 핑퐁게임을 벌이고 양상에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위위원회가 지난 8일 카드사에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전문점 쿠폰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브레이크를 걸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조치와는 별도로 고객의 혼돈을 줄이기 위해 일부 마케팅을 실시하기고 했지만 당국 권고사항을 반하는 것으로 오해를 사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2일 비씨카드는 지난 8일 재난지원금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과 5000원을 지급하기로 예정했던 이벤트를 철회한 것에 관해 “금융위에서 마케팅 자제를 권고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사측이 당초 이벤트를 기획하고 철회한 건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일정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금융위원회가 카드사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같은 날 NH농협카드 또한 이달 31일까지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1만명을 추첨해 1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는 홈페이지 공지를 올렸다가 철회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단, 이미 안내가 나간 고객에게 혼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금융위의 권고사항을 묵인한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일정 기간 결제 실적이 없는 고객중 31일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커피전문점 쿠폰을 제공한다. 단, 6일과 7일 해당 내용의 SMS안내를 받은 고객이 대상이다. 정부 발표 이전에 안내된 고객에게 이벤트를 취소하면 고객 혼란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6일과 7일 SMS를 받은 고객 중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된 사항”이라며 “문자를 받은 고객들에게 해당 이벤트를 철회하긴 어려워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하면 커피전문점 편의점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단, 우리카드와 동일하게 8일 이전 해당 SMS안내를 받은 고객이 대상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신청 이벤트로 고객들게 혼선을 초래해 죄송하다”며 “사전 안내된 고객에게는 이벤트를 철회하면 혼란이 확대될 수 있어 해당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이벤트 대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맹점 지도(Map)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QR코드를 활용해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신청을 받고 있으며 자사 홈페이지와 영업점은 물론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문가는 오히려 카드사의 마케팅을 활용하면 재난지원금으로 카드사용을 늘려 소비를 촉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위와 카드사 양쪽 주장 모두 일리는 있다”면서 “정부는 공적자금이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지만 오히려 카드사 마케팅을 장려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소비를 살리려는 당초 목표와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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