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장관 “여러 가능성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

개학이 여러차례 연기된 3월 31일 오후, 평소 같으면 아이들로 가득 차 있을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사진 속 학교는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감염이 주말 새 다시 늘어나면서 등교 개학 시점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진은 개학이 여러차례 연기된 지난 3월 31일 오후, 평소 같으면 아이들로 가득 차 있을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사진 속 학교는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트르 앞으로 다가온 등교개학에 관심이 쏠린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등교 개학 연기 등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위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 현재 질본, 중대본, 교육청과 협의가 진행 중이고, 학교현장 의견도 신속하게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일선 학교와 유치원 등교개학 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3학년이 13일 등교를 시작하고 고등학생은 고학년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저학년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순차 등교할 예정이었다. 에어컨 작동 여부를 비롯해 학교에서 지켜야 할 방역대책을 논의하는 등 관계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감염이 확산되면서 등교 시점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 1명을 둔 서울 송파구의 한 학부모는 “클럽 방문자 중 연락이 안 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고, 무증상 감염자 사례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모이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소비자는 “등교를 하더라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1명과 중학생 자녀 1명을 둔 서울 성동구의 또 다른 소비자도 “아이가 오랫동안 집에 있어서 여러모로 힘들었고 나 역시 개학을 기다렸지만, 최근 며칠간의 상황을 보면 등교를 연기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청원에는 11일 오전 9시 현재 16만 5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자는 “섣불리 등교개학을 추진한 후 집단 감염을 맞이한 싱가포르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학생들이 일일히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집단활동이 잦으므로 접촉이 빈번하고, 단체식사로 진행되는 급식 등을 감안하면 확진자가 한명만 있어도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4월 24일에 시작된 것으로 이태원 클럽발 감염소식이 전해지기 전이었다. 이 청원은 교육부가 등교개학을 발표한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참여자가 4~5만명 수준이었으나 최근 부쩍 늘었다.

정부는 아직 등교 연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등교 시기 조정 여부를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교육당국과 계속 긴밀하게 협의해서 위험도에 대한 부분을 논의하고 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로 예정돼 있던 ‘등교수업 운영방안’ 발표를 연기했다. 교육부 등은 오늘(11일)과 내일 사이에 방역당국 등과 긴밀하게 논의해 관련 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등교 개학이 2개월 넘게 미뤄진 학교가 이태원발 위기로 다시 한번 안갯속에 빠졌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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