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격 다른(?) 제품... KF94·KF80 선호도 차이 존재

 

공적마스크를 구입하면 KF94 또는 KF80 제품을 받는다. 정부는 두 제품이 "침방울을 통한 감염 전파 상황에서는 효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같은날 약국에서 구매한 공적마스크 KF94 2매와 KF08 1매 모습.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는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공적마스크를 구입하면 KF94 또는 KF80 제품을 받는다. 정부는 두 제품이 "침방울을 통한 감염 전파 상황에서는 효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같은날 약국에서 구매한 공적마스크 KF94 2매와 KF08 1매 모습.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는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구입하면 KF94 또는 KF80 제품을 받는다. 두 제품 모두 침방울을 통한 감염을 막는데는 효과가 있으나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성능에는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약국에 따라 받는 제품도 달라 일부 소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모씨(43)는 가족과 함께 매주 공적마스크를 구입한다. 이들은 2인가구로 매주 마스크 6매를 구입한다. 이씨의 부모는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데 부모 역시 주기적으로 마스크를 구입한다. 두 가구가 매주 1만 8000원씩 마스크값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이씨는 “KF94와 KF80을 섞어서 구입하는데,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 사정에 따라 달라지며 가격도 똑같은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는 지난주 거주지 인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했다. 앞 순서에서 구매한 사람은 KF94 3장을 구입했고 안씨와 이후 방문자는 ‘오늘자 KF94제품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KF80마스크 3장을 받았다. 안씨는 6일에도 서울시내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했는데 이곳에서는 KF94 2장과 KF80 1장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 공적마스크는 두 종류 제품이 함께 유통되고 있다. 마스크 핵심 원료인 MB 필터 수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KF94 마스크 일부를 KF80으로 전환한데 따른 조치다.

KF는 코리아 필터를 의미한다. 숫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숨 쉴 때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정도다. KF80은 0.6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입자를 80% 걸러낼 수 있으며 KF94는 0.4마이크로미터 입자를 94% 차단한다. 엄밀히 말하면 KF94가 차단효과가 더 뛰어난 마스크다.

앞서 약사회도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약사회는 지난 4월 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다수 국민들이 KF94 마스크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선호한다”면서 “(소비자들이) KF94와 동일한 가격에 KF80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해 약국에 민원을 제기하고 구입을 거부하거나 반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대로 KF80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다. 경기도 기흥에 거주하는 소비자 유모씨는 “KF94 마스크를 쓰고 오래 걸으면 숨이 차거나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KF80은 그런 느낌이 덜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KF80으로도 충분히 방역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수급이 원활해지면 소비자가 직접 80과 94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도 “KF80을 더 선호한다”는 의견이 게재되기도 했다.

정부는 “일상생활시 KF80으로도 충분하며 필터성능 시험 결과 KF80·KF94 모두 감염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94와 80은 황사 등 미세먼지 차단 효과에 따른 구분이므로 코로나19와 같은 침방울을 통한 감염 전파 상황에서는 효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마스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제품에 따라 가격 차이를 두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가을 이후 재유행 가능성 등이 여전히 제기되는 만큼 지금과 같은 공적마스크 시스템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앞으로 더 따듯해질 날씨와 앞으로의 확진자 추세, 공적마스크 제품 선호도 등에 따라 앞으로 마스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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