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지속가능채권 형태 글로벌본드 발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LG화학' 그린론 계약
수출입은행, 7억 유로 규모 '그린본드' 발행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IR센터에서 열린 '그린론' 계약 체결식(산업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IR센터에서 열린 '그린론' 계약 체결식(산업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금융'에 부는 '그린' 바람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금융기관들이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덕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이번 4월달만해도 KB국민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등이 '그린 금융'을 실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5억 달러 규모의 5년만기 선순위 글로벌 본드 (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미국국채 5년물금리에 150bp를 가산한 수준인(3개월 리보기준 142bp 가산한 수준) 연 1.872%로 결정됐으며,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다. 국내 발행사의 외화 글로벌 공모채권으로는 첫 ‘코로나19’ 대응채권이다.

특히, 이번 채권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 ‘지속가능한채권’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발행 흥행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발행금액의 7.8배인 총 181개 기관으로부터 약 39억불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으며, 가산금리 또한 최초 제시한 금리(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45bp 절감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코로나19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 왔는데,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관련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능력과 국내 발행사 최초의 코로나19 대응 공모채권이라는 상징성이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며 기존 한국물 유통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됐다”며 “특히 한국물 해외채권시장의 발행 여건 개선 및 가산금리 축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 LG화학 폴란드 배터리 공장 증설에 5.5억유로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 계약을 체결했다. ‘그린론’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분야로 대출금의 용도가 제한된 대출 제도다.

세 은행은 LG화학과 지난해 ‘2차전지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 체결 이후 첫 번째 금융협력을 이뤄냈다. ‘LG화학’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미래 전략산업인 2차전지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이번 그린론은 외화 자금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임에도 코로나19 이후의 산업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미래 전략산업을 타 산업에 우선하여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린론'에 참여한 수출입은행은 지난 20일 7억 유로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한화 1.8조원 상당(총 14.6억 달러)의 대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는데, 그중 유로화 외화채권이 '그린본드'였다. '그린본드'란 채권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의 용도를 대체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 저탄소·친환경산업 지원에 한정시키는 특수목적채권으로, 발행기관은 국제공인기관의 녹색인증을 필요로 한다. 해당 유로화 그린본드 대금은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등 친환경산업 프로젝트 지원에 전액 사용된다.

'녹색 금융' 트렌드 답게 그린본드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24개의 투자자가 참여, 32억유로의 투자 주문이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주문에 힘입어 수출입은행은 금리를 최초 제시금리 대비 35bps 축소하는데 성공함과 동시에, 규모도 당초 예상에서 2억유로 늘려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지난 2013년 우리나라 최초로 5억 달러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며, 국내 그린본드 시작에 초석을 닦은 바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서 지난해 발행한 이슈브리핑 '최근 우리나라 기관의 그린본드 발행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 7월까지 수출입은행의 그린본드 발행 금액은 400백만 달러다. 수출입은행 외에도 국내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840백만 달러), 신한은행(180백만 달러) 등이 상위 11개 기관 안에 들었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 기관의 그린본드 발행 현황'에 따르면 국내 공공, 민간 기관의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지난 2016년 900백만 달러에서 2017년 699백만 달러, 2018년 2,056백만 달러, 2019년 7월 기준 3,699백만 달러로 급증했으며, 2018년부터 2019년 7월까지 그린본드 발행금액은 이번에 그린론 계약을 체결한 LG화학이 1,565백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victory010120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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