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수수료' 산출한 방식을 기록해 1조
쿠팡 '매입매출' 산정해 7조
다소 헷갈릴 수 있는 공시방식 의견 팽배
쿠팡 '투자설', 이베이 '매각설'때문인 것으로 보여져

각사 로고/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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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업계 1~2위인 이베이코리아와 쿠팡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한 공시를 공개하면서 배경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과, 쿠팡의 투자금유 유치 가능성을 놓고 업계는 추이를 지켜 보겠다는 눈치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를 기록하면서 또 한번의 쾌거를 외쳤다. 쿠팡은 7조 매출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일간에 떠돌 던 쿠팡'위기설' 등의 소문들을 한번에 잠재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대형마트인 롯데마트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로 '경영'과 '가능성'을 꼽았다.  

업계 전문가는 "매각을 앞둔 이베이는 '실속 경영'을,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 실현을 위해 '승자독식형 경영전략'을 구사한 결과다"며 "코로나로 장기경기침체까지 이어지면서 우울한 국가 분위기에 반가운 소식이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가속화되면서 전체 유통 채널 가운데 이커머스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와 쿠팡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 쿠팡 7조, 이베이 1조? 헷갈리는 매출 공시

쿠팡은 매출이 전년 대비 64.2% 늘어난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적자는 7205억원으로 재작년보다 36.1%에 해당하는 4075억원이나 줄었다.

이베이도 지난해 매출이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을 기록해 매출과 수익성 둘다 잡았다고 자평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만 따져 봤을때 쿠팡은 7조, 이베이는 1조로 공시하면서 두 회사의 엄연히 많은 차이가 나 보이지만 사실상 자사에게 필요한 수치를 토대로 공시한거라 헷갈릴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다.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확인했을 경우 이베이는 입점 업체의 지불 수수료를 산출 한 방식을 기록했고, 쿠팡은 일반적인 기업 매출, 매입 방식으로 산정했다고 밝히면서 두 기업 모두 각자의 특성을 살려 최대한 몸집 커보이기로 공시한 것처럼 보여진다.

이는 각 기업의 사업구조에 따른 것인데, 쿠팡은 직매입 비중을 수수료에 이베이는 중개 판매업체의 수수료에 두고 있기 때문에 서로 유리한 쪽으로 산출하는게 올바른 방식이긴 하다.
하지만 엇갈리는 시선도 있다.

쿠팡이 2014년 부터 공격적 전략을 펼치며 덩치를 키워갔지만 누적된 적자에 이번 반짝 흑자전환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신규 투자처 확보를 위한 나스닥 상장 추진을 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강조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쿠팡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회장의 잇따른 투자 실패로 자금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내년에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 새로운 투자처 확보로 1위만 살아남는 승자독식형 경영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성공적인 투자란 쿠팡의 흑자전환이 아니라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가치 제고는 흑자전환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주요 온라인 플레이어 중 점유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은 쿠팡뿐"이라며 "손익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쿠팡의 행보는 온라인 시장 재편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베이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매출 공시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는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기업입장에서 봤을때,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업계 1위에, 유일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매물로는 가장 좋은 상품이다. 이에 인수 후보로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 꼽힌다. 금액은 5조원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모펀드나 IT업계, 해외 이커머스 기업도 우리나라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를 안게 될 경우 이커머스 업계 1위라는 자리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와같은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 위와같은 공시를 밝힌 것으로 보여진다"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을 견제 하면서도 1위자리는 지키겠다는 기업의 의지가 강해보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중에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기업들까지 오픈마켓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두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픈마켓은 상품 구매에 대한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나 CS를 줄이는 등의 고정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는 매각설에, 쿠팡은 자금난을 겪고 있어 나스닥 상장 추진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며 "서로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쿠팡은 7조, 이베이는 오픈마켓 강자라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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