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로 따듯했던 3월, 역대 가장 추웠던 4월 22일
기후위기 넘어 기후공격? “요동치는 날씨의 환경 문제 살펴야”

그린랜드 빙하가 대기 중으로 내뿜는 메탄가스의 배출원이 밝혀졌다.2019.1.9/그린포스트코리아
더운 3월에 이어 추운 4월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난 수년간 폭우와 이상고온, 한파 등이 잇따라 기승을 부린 가운데 3월과 4월 날씨도 예년과 다른 경향을 보인다.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평균기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를 두고 전례 없이 따듯한 봄과 더운 여름이 오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제기됐다. 하지만 4월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4월 20일까지를 기준으로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약 2도 낮았다. 지난 21일과 22일에는 차가운 바람이 곳곳에 불었다.

이런 가운데 4월 22일 파주와 동두천에서는 일 최저기온이 각각 1.7도와 2.7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날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이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도 4.1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기상관측 이래 다섯 번째로 낮았다. 일반적으로 4월 22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9.2도다. 따듯한 3월에 이은 추운 4월. 그야말로 오락가락한 변화다.

3월 날씨와 비교하면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기상청 기후예측과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평균기온은 7.9도로 평년보다 2도 높았다. 숫자만 보면 큰 차이가 아니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역대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던 197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또 다른 문제는 최근의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 3년간의 3월 기온이 역대 가장 따듯한 3월 순위 5위권 안에 모두 포함된다. 올해만 유난히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의 3월이 늘 더웠다는 의미다. ‘온난화’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다.

최근의 강한 바람과 추운 날씨 역시 기후변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몽골 서쪽이 이례적으로 평년보다 따듯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개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말했다.

◇ 역대 가장 따듯했던 겨울, 생태계 흐름도 바꾼다

이상한 날씨는 3월과 4월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연말부터 이미 기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겨울 한파 일수는 전국 평균 0.4일로 역대 가장 따듯한 겨울 중 하나로 기록됐다. 한파 일수가 가장 적었던 1973년(1.3일)과 비교해도 1/3수준이다. 기상청은 올해 1월에 대해 “한반도 기상역사를 다시 쓴 따뜻한 1월”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달라진 날씨는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벚꽃은 지난 1922년 관측 이후 가장 빨리 개화했다. 환경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1970년 이후 우리나라 연평균 온도가 1도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 벚꽃은 3월 27일에 개화했는데 벚꽃이 3월에 핀 것은 최근 10년간 딱 한차례(2014년)뿐이었다.

국립공원공단은 소백산국립공원에서 박새류가 지난 2일 첫 산란 했다고 발표했다. 산란 조사를 시작한 2011년보다 19일 빨라진 날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박새는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지정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다.

<쓰레기책> 저자 이동학씨는 “사람들이 기후위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나는 ‘기후공격’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기후가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하며 환경과 쓰레기 문제를 직접 체험한 인물이다.

기후변화가 위기를 넘어 인류에 대한 공격이 될 수도 있는 시대다. 들쭉날쭉한 날씨 이면의 현상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라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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