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바이러스 우려 속 ‘집 안 공기’ 관심
숨 한번 쉬는데 500ml, 하루에 1만리터 공기 흡입
건설사 ‘청정 마케팅’ 치열...친환경 기술 주목

 
 
9일은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겠다. (김동수 기자) 2020.4.9/그린포스트코리아
미세먼지와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신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최근 비교적 맑은 하늘이 드러났던 서울 시내 모습.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건물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미세먼지와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신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건설사들이 세대내 환기시스템 등을 마케팅포인트로 내세우는 가운데, 소비자들 역시 ‘집 안 공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있다. 외출을 귀찮아하고 집에 머무는 것을 편하게 여기는 사람을 풍자한 말이다. 요즘처럼 미세먼지와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시기라면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겠다 ‘집 밖은 위험해’. 그런데 여기는 한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집 안은 정말로 안전할까? 먼지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가족을 완전히 차단시키고 보호할 수 있느냐는 의미다.

사람은 한번 숨을 쉴 때마다 공기를 500ml씩 들이마신다. 그리고 1분에 평균 15번 숨을 쉰다. 1분에 7500ml고 하루로 따지면 약 1만리터의 공기를 마시는 셈이다. 사람이 죽으면 ‘심장이 멈췄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숨을 거뒀다’고 말한다. 호흡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는 의미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횟수는 총 971건으로 2018년보다 33.38%늘었다. 지난해 3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때문에 불편하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 전체 중 87.2%에 달했다.

이런 경향 때문일까. 요즘 건설사들은 ‘바깥 공기로부터 안전한 집’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미세먼저 저감과 바이러스 제거를 위한 세대 환기 시스템을 적용한 아파트도 많다.

실제로 SK건설은 최근 세대내 환기장치에 제균기능까지 더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힐스테이트는 3월 인천에 분양한 ‘송도 더스카이’에 미세먼지 저감 및 환기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실내 미세먼지 유입을 저감시키는 세대현관 ‘에어샤워’ 시스템을 유상옵션으로 제공했다. 현대건설도 올해 1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토탈솔루션을 개발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바이러스와 곰팡이도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단지 입구부터 집안까지 미세먼지 발생 구역을 5개로 구분히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포스코는 빌트인 청정환기시스템과 항균 황토덕트 등을 적용한 단지를 최근 분양했다. 쌍용건설도 세대 내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 뛰어난 헤파필터가 내장된 전열교환기 방식 스마트 클린시스템을 설치했다.

국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나 공동주택에 세대환기시스템이 적용되는 경우가 요즘에는 많다”고 전제하면서, “다른 건설사에서도 관련 내용을 많이 알리고 해당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관심이 높다. 올 가을 이사를 앞두고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비자 최모씨(32)는 “부모님은 집이 남향인지 아닌지, 채광과 단열이 어떤지 등에 관심이 많았으나 나는 세대내환기 시스템이 어떤지가 가장 궁금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살다가 최근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이사한 소비자 이모씨(40)는 “어려서부터 평생 살던 곳을 떠나는 게 큰 고민이었다”고 말하면서 “지금 아니면 당분간 결정하지 못할 것 같아 용기를 냈고, 이사를 결심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공기와 날씨”라고 말했다. 

미세먼지와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실내 공기를 둘러싼 ‘친환경 기술’은 앞으로 주택시장에서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