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셧다운 속 산업폐기물 일부 감소 가능성
의료폐기물과 생활쓰레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

수도권 일부 업체들이 폐지 수거거부 움직임을 보이자 쓰레기 대란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DB)/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로 공장들이 멈추면서 단기적으로 산업폐기물이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확진자가 늘고 '거리두기'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의료폐기물과 생활쓰레기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 유행 속에 전 세계 공장들이 멈추면서 단기적으로 산업폐기물이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거리두기가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일회용품과 생활쓰레기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바꾼 쓰레기의 풍경이다.

영국 환경 컨설팅 기업 톨비크가 최근의 코로나19 펜데믹 현상으로 단기적으로 50% 미만의 산업폐기물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이 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 쓰레기는 약 13%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영국에서의 상황을 언급한 것인데, 코로나19의 세계적인 경향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

환경미디어와 해당 보고서 등에 따르면 톨비크는 “코로나19 진행에 대한 현상을 관찰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전제하면서도 “생활폐기물 수거 능력과 재활용품 보관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폐기물 감소를 추측하는 근거는 공장 셧다운 등이다. 실제로 해외 기업들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해외 곳곳 공장의 가동을 일정 기간동안 중단한 바 있다. 공장이 멈추고 생산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한편에서는 폐수나 산업폐기물 등의 배출 역시 줄었다는 논리다.

공장 가동 등이 줄어든데 따른 의외의 환경효과는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알려진 바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보다 27% 감소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정책 효과도 있으나 코로나19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지난해보다 11% 줄었고 우리나라와 가까운 베이징, 텐진, 허베이와 주변 지역은 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 코로나19로 인류의 쓰레기가 줄었을까?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인류 전체의 쓰레기와 오염물질 배출량을 단정적으로 줄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공장에서의 폐기물이 줄어든 경향이 일부 관찰된다고 해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쓰레기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에 3주간 재택근무를 했고 요즘도 가급적 외출을 자제한다는 직장인 이모씨(43)는 “외출을 자제했더니 소비액수는 줄었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이것저것 버리는 것이 많아졌다. 배송을 많이 시켰더니 포장재 쓰레기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일회용품 사용도 문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다보니 부득이 일회용품 사용도 늘었다. 최근에는 카페에서 머그잔 대신 일회용컵에 담아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늘었다. 지난 선거 기간동안 사용했던 일회용 비닐장갑에 대해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생활쓰레기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의료폐기물도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전량 ‘격리의료폐기물’로 분류해 당일 소각해야 한다. 폐기물에는 의료진이나 환자가 사용하는 의료 폐기물 외에 관련 음식물 쓰레기 등 확진자의 배출물도 포함된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9일까지 ‘격리의료폐기물’이 매일 20톤 발생해 전년 대비 81% 늘었다.

이것 역시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이코노믹리뷰에 따르면 최근 중국 29개 도시에서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이 전면 가동되고 있다.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들도 병원들이 특별 취급해야할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편에서는 뜻밖의 오염물질 배출 감소가 일어나는 반면, 또 다른 곳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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