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콘텐츠 제휴 중...계약 기간 언제까지?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 문제로 법정 다툼 초읽기
넷플릭스 둘러싼 통신사의 엇갈린 시선

넷플릭스 홈페이지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2020.1.15/그린포스트코리아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의 발걸음에 주목한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넷플릭스의 움직임에 IPTV·OTT 사업자 등 통신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넷플릭스의 행보에 따라 국내 콘텐츠 시장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통신사의 콘텐츠 제휴, 망 이용료 관련 법정다툼 등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 전언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IPTV와 케이블TV,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사업자와 콘텐츠 유통 및 제휴 추진 등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11월 LG유플러스와 IPTV 부문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은 현재 진행중이고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계약이 종료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넷플릭스와 여러 사업자가 다각도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 LG유플러스와의 콘텐츠 제휴...계약 종료 시점에 주목

넷플릭스는 드라마와 영화 시장을 빠르게 석권한 콘텐츠 강자다. 젊은 세대 일부에서는 TV와 동급으로 여겨질 만큼 그 영향력이 강하다. 일부 마니아들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성적표에도 넷플릭스의 힘이 드러난다. 지난해 LG유플러스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16.6%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가입자도 45만 8000명이 늘어 전년 대비 11.4%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유플러스는 그 동안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넷플릭스 경영진과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하 부회장은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도 방문했고 구글, 엔비디아 등과 협업한 내용은 언론 등에 공개됐으나 넷플릭스와는 어떤 논의를 주고 받았는지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에도 '계약 만 1년에 접어드는 시점이므로 재계약 등에 관해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많았다. 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때 “넷플릭스 가입자의 경우 해지율이 일반 가입자 대비 절반 정도이고, 신규 가입의 가장 큰 이유도 넷플릭스”라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와 KT의 제휴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실제로 16일 한 언론에서는 “KT가 차기 제휴 사업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KT는 IPTV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넷플릭스는 KT의 풍부한 유선 네트워크에 기대를 걸고 제휴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였다.

◇ 망 이용료 논란과 콘텐츠 제휴 여부...넷플릭스 보는 통신사들의 시선

KT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KT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계획에 대해 “OTT 서비스는 론칭 당시부터 오픈 플랫폼을 지향해 다양한 파트너와 적극적인 제휴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으며 그 기조는 지금도 변함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OTT서비스 ‘시즌’을 의욕적으로 출시한 상태여서 콘텐츠 확보 등이 숙제다.

기자가 ‘제휴 가능성 등이 이미 언론에 보도된 상황이어서 긍정적인 답변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하자 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구체적인 기업명이나 사업계획 등이 단정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통신사에 미치는 영향은 또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법정 다툼 초읽기에 돌입했다. 넷플릭스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브로드밴드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가 트래픽과 관련해 망 운용·증설·이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다.

양측은 망 이용료 문제로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 대응을 위해 지난해 3차례, 올해 4차례 해외망을 증설했다. 이를 근거로 망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가 화두에 오르는 까닭은 결국 ‘보는 사람이 많아서’다.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 대신 캐시서버(OCA)를 무상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LG유플러스, LG헬로, 딜라이브는 이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들 업체에 캐시서버 설치 비용만 부담하고 별도의 망 사용료는 지불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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