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투숙객 급감
유급휴직・ ‘1+1’ 프로모션 등 대책 강구

서울 을지로에 있는 롯데호텔 (김형수 기자) 2020.4.17/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을지로에 있는 롯데호텔 (김형수 기자) 2020.4.1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호텔업계에서는 객실점유율이 뚝 떨어진 상황을 빗대 옆방에서 개미가 코고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한다. 호텔업체들은 요즘 이 농담을 웃고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로 투숙객이 급감하면서 영업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업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호텔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5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월 평균 70% 정도였던 객실점유율은 10% 수준으로 1/7 토막이 났고, 주말 객실점유율도 10% 중반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외국인 고객이 줄어든 것에 더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무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내국인 고객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일으킨 영업난은 대형호텔 업체들도 넘기 힘들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직원 유급휴업을 시행한다. 호텔 내 숙박, 식음, 연회 이용률이 급감하는 가운데 유동적인 근무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대상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남산, 레스케이프 등 총 4개 호텔 근무자 전원이다. 대상자들은 유급휴업을 시행하는 기간 동안 3주 근무를 하게 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해당 기간 동안 50% 근무한 직원들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은 이달부터 신청직원에 한해 1개월 유급 휴직 제도를 시행한다. 유급 휴직을 선택한 직원들에게는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한 달 동안 구성원 2부제 근무를 실시하고,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객실 영업을 임시 휴무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6월8일까지 객실, 레스토랑, 바, 스파, 기타 서비스 등의 예약을 받지 않고 호텔 전체의 임시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호텔업계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객실을 하나라도 더 채우려 힘쓰는 곳도 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머물면 1박 숙박권을 제공하고, 조식을 포함해 하루에 두 끼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자주 보던 ‘1+1’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은 17일 오전 9시부터 18일 새벽 2시까지 17시간 동안 이어지는 L7 데이에 ‘봄맞이 1+1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롯데호텔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L7호텔 세 곳(L7명동・강남・홍대)의 객실 1박 예약 시 무료로 1박을 더 제공한다. L7명동 한정으로 2인 조식과 레이트 체크아웃 특전도 포함됐다. 무료 제공되는 1박은 다음달 31일까지 L7 데이를 통해 예약한 호텔과 동일한 호텔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서울드래곤시티가 호캉스 패키지에 추가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 1박 바우처를 증정하는 ‘원 모어 호캉스(ONE MORE HO-CANCE)’ 패키지를 내놨다. 다음달 31일까지 해당 패키지를 예약하면 6월 14일까지 예약 및 숙박이 가능한 바우처를 추가 증정한다.
 
원 모어 호캉스 패키지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패키지 예약 고객에게 증정하는 바우처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4월 30일부터 5월 4일을 제외하고 6월 14일까지 숙박할 수 있다. 바우처 이용을 위해서는 6월 5일까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호텔 마리나베이서울은 5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연박 패키지 ‘스테이, 라이크 유어 홈(STAY, Like your home)’을 출시했다. 2박과 3박 패키지가 있다. 패키지는 △수페리어 랜덤 객실 숙박권 △조식 식사권 △실내 수영장 이용권 △VR 이용권 △치맥 세트 등으로 이뤄졌다. 평일 예약 고객에게는 디럭스 더블 이상의 객실 업그레이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호텔업체들은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 호텔에서 두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이달 말까지 조식 2인 식사권과 호텔 파이다이닝 점심 또는 저녁 2인세트가 포함된 패키지를, 르 메르디앙 서울은 다음달 31일까지 뷔페 조식 2인 식사권에 ‘셰프 더 그릴’ 식사권이 더해진 패키지를 선보인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쉐라톤 그랜드 인천 등은 다음달 말까지 4인 가족이 함께 아침식사를 비롯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텔 업계가 다양한 혜택을 강화하며 고객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특히 호텔 체크인 이후 외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패키지로 투숙하는 동안 호텔 내에서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1박 중 2끼 이상을 제공하는 호텔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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