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회사채 등의 인수 금리를 내리는 역할 해
시행 늦어진 데다 효과도 '삐걱'

KB국민은행의 딜링룸(KB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국민은행의 딜링룸(KB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지난주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단연 ‘4월 위기설’이 아닐까 싶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접 공개서한을 보내 소문을 일축했을 만큼 여파는 컸다. 특히, 조건부 대기업 지원설이 붉어지면서 비우량기업의 경우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는데 중심에는 ‘채권시장 안정펀드’ 일명 ‘채안펀드’가 있었다.

그렇다면, ‘채안펀드’는 대체 무엇일까?

◇‘채안펀드’가 뭐지?

‘채안펀드’는 은행, 증권사 등이 투자에 참여해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채권이나 대출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회사채 등의 인수 금리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급등으로 인한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펀드가 조성된 바 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개최된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채안펀드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금융시장 안정 유지에 편성된 41.8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 유지 장치 중 하나로, 증권시장안정펀드 등과 함께 단기자금시장과 자본시장 시장수급 안정 활용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등장한 것이다.

◇채권시장 안정화 역할 되고 있나?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채안펀드는 삐걱거리고 있다. 우선 출발이 그랬다. 당초 2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6일이 되어서야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 물량을 낙찰받았다. 또, 여전채의 경우에는 매입금리 등의 이견으로 한참 늦게 매입이 개시되기도 했다. 여전사와의 조율과정 등을 거치면서 지난 14일에야 매입을 시작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지난 14일 크레딧 Weekly를 통해 “지난 2일 출범한 채안펀드가 부족한 시장수요를 채워주면서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첫 출발은 제약조건 등으로 인해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채안펀드 출범 후 여전채 매입 개시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전채 투자심리가 오히려 급격하게 악화됐는데, 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을 계기로 비은행계 카드채 및 개피탈채에 대해서도 투자심리가 안정될 수 있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롯데푸드는 채안펀드에 힘입어 기존 계획보다 1,000억원 증액발행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다. 채안펀드에 힘입어 수요예측금액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해서도 “롯데푸드 회사채는 발행금리가 등급민평+30bp로 결정되어 스프레드 확대 기조 진정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고 지적했다.

victory010120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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