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투표소에서 나눠준 일회용 비닐장갑 둘러싼 의견
“이해하지만 안타까운 일” vs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일”

코로나19 우려 속에 총선이 치러지면서 투표장에서는 일회용 비닐 장갑이 사용됐다.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우려 속에 총선이 치러지면서 투표장에서는 일회용 비닐 장갑이 사용됐다.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거리두기'와 '감염방지' 이슈 속에 총선이 치러지면서 오늘 투표장에서는 수많은 비닐 장갑이 사용됐다. 일각에서는 환경 관련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지금은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우선이므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15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유권자에게 일회용 비닐장갑이 지급됐다.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될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도 비닐장갑이 사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환경 관련 우려를 제기한다. 한겨레 보도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비닐장갑 쓰레기가 63빌딩 7개 높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이 논의가 오갔다. 재사용이 가능한 개인장갑을 써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은경 본부장은 “일회용 비닐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15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투표장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투표 끝나고 나올 때 수거함에 비닐장갑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하면서 “어쩔 수 없는 시기였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생분해 위생장갑 등 환경적인 대안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 사전투표에 이미 참여했다는 또 다른 유권자는 “장갑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으니까 조금 불편하더라도 각자 장갑을 가져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갑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비닐장갑을 주면 어땠을까”라고 반문했다.

반면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한 유권자는 “지금은 감염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유권자는 “코로나19로 아이들 학교도 못 가는 상황인데, 선거 자체를 미룰 게 아니었다면 지금은 감염 확산을 막는 취지로 이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이 유권자와 함께 투표에 참여했다는 또 다른 유권자 역시 “비닐 장갑 사용이 늘어난 것은 아쉽지만, 지금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환경적인 일”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가 투표장의 풍경을 바꾼 가운데, 안전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과제로 던져졌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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