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본사, 롯데ON/롯데제공
롯데본사, 롯데ON/롯데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롯데가 이달 말 선보이는 온라인몰 ‘롯데ON’에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통합하지 않고 입점하기로 했다.

이에 그룹내 8개 유통 계열사를 통합해 강력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롯데ON'을 만들려던 야심찬 계획이 출발 전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홈쇼핑, 하이마트, 면세점은 빠지고...백화점·마트·슈퍼만 합치기로

롯데 관계자는 10일 “롯데ON에 롯데쇼핑 내 5개 사업부만 우선 통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에는 백화점·마트·슈퍼·닷컴·롭스 등이 있다. 이들 5개 사업부 온라인몰이 롯데ON의 기본이된다.

당초 통합 대상이었던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은 빠지고 롯데ON에 입점만 하기로 했다. 롯데ON에서 별도의 몰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애초 구상했던 롯데 유통온라인 몰에 대한 계획과는 통합의 차이가 있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시다시피 홈쇼핑과 하이마트는 법인도 다르고 주주들도 달라서 처음부터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며 "시간을 길게 두고 차근차근 통합시켜야 할 일이다. 빠르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18년 그룹 내 8개 유통 계열사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온라인에서 유독 약한 롯데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에 롯데 각 유통 계열사가 판매하는 모든 상품, 서비스를 손쉽게 구매하고 포인트를 쌓고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롯데ON 이 탄생했다.

하지만 통합은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롯데면세점, 롯데홈쇼핑, 하이마트의 통합이 쉽지 않았다. 상품의 성격, 법인문제, 주주의견에 대한 절차가 까다롭게 놓여져 있어 이들은 제외 대상이 됐다. 합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기존에 따로 하던 것보다 낫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롯데의 시선이었다.

◇ 롯데홈쇼핑, 통합하려면 높은산인 '태광산업' 넘어야해

특히 롯데홈쇼핑은 롯데쇼핑의 지분 53%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태광산업이 버티고 있다. 태광산업은 과거 롯데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법인명을 ‘롯데’로 바꾸는 데 태광산업이 찬성하지 않아 지금도 ‘우리홈쇼핑’으로 남아있다. 롯데홈쇼핑은 법인명이 아닌, 브랜드명이다. 태광산업측 동의 없이 온라인사업을 합쳤다가는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가 있다. 롯데홈쇼핑의 온라인 사업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 통합 이슈는 태광산업 측에도 민감한 문제다. 상장사인 롯데하이마트도 주주들에게 통합의 의미와 이해 관계를 설득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취급하는 상품이 겹치는 것도 통합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냉장고의 경우 하이마트도, 롯데홈쇼핑도, 통합출범하는 롯데ON도 취급하게 된다. 이 때는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 기존 처럼 모든 상품을 두서없이 다 보여주고 판매하면 통합 효과는 반감된다. 어떤 상품을 광고판 위쪽에 노출하고 추천해 줄 지에 지에 따라 각 사의 매출이 크게 바뀔 여지가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온라인몰 통합의 필요성과 현실적 어려움 앞에 딜레마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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