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량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합의
감산 규모 시장 기대보다 낮다는 평가
국제 유가 출렁, 국내 유가 변동성 벗어날까?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설비에 대한 예맨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단기유가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2019.9.16/그린포스트코리아
OPEC+가 원유 생산량을 5월부터 두달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였다. 주요 산유국들이 대거 참여한 회의에서 원유 감산에 합의했는데, 합의한 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산을 기대하며 급등하던 유가는 회의 결과가 발표된 후 다시 폭락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이 함께 참여한 OPEC+가 원유 생산량을 5월부터 두달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감산 규모는 줄어든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석유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이들이 합의한 감산 물량이 과잉공급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루 2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기대하고 폭증했던 국제유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후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와 러시아 중심 비회원 산유국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감산에 합의했다. 5월부터 최대 1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1000만 배럴은 하루 원유 소비량(1억 배럴)의 약 10%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감산 규모는 5∼6월 1000만 배럴, 7∼12월 800만 배럴, 2021년 1월∼2022년 4월 600만 배럴이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감상량이 일평균 최대 2000만 배럴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감산규모도 1500만 배럴 내외였다. 이 소식에 뉴욕상업거래소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장중 한때 12%급등했다.

그러나 감산량이 1000만 배럴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해지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날보다 2.33달러(9.29%) 떨어진 22.76달러로 마감했다.

OPEC+는 지난달 6일 원유 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사우디와 러시아의 이견으로 결렬됐고 이후 사우디가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높이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산유국들도 감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와 사우디가 증산이 필요 없는 시기에 생산량을 늘렸다”고 비판했다.

국내 재계와 산업계도 OPEC+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감산폭이 기대보다는 작지만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베스트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감산 규모를 두고 “2분기 중 4~5월 수요 감소폭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저장시설의 한계치 도달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G20 특별 에너지장관 회의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OPEC+ 이외 국가들과의 조율에 따라 감산 할당량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며, 인위적인 수요확대 방안까지 도출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OPEC+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참석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3월부터 시작된 급격한 변동성에서 벗어나 20~40달러의 변동성이 축소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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