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롯데액셀러레이터 개소식에 참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가운데)과 입주 스타트업 대표단/롯데그룹 제공
지난 2016년 롯데액셀러레이터 개소식에 참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가운데)과 입주 스타트업 대표단/롯데그룹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저성장 늪에 빠진 유통업계가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접목해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설립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롯데가 지금까지 해왔던 유통과 식품 등 기존 사업 분야와는 무관한 공유주방부터 금융서비스, 육아용품, 중고거래까지 업종과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적극 지원한다.
 
특히 공유주방 위쿡과 인슈어테크 전문기업 보맵 등 우수한 사업 역량을 갖춘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편, 임직원의 혁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사내벤처도 적극 육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롯데그룹 사내벤처 1호인 대디포베베는 롯데홈쇼핑에서 분사한 업체로 지난해 홀딩밴드형 기저귀를 출시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 냈다. 두 번째 스핀오프에 성공한 영양제 성분분석 플랫폼 업체 '위케어' 역시 작년 1월 오픈 베타 서비스를 출시, 현재 누적 사용자가 6만명에 달한다.
 
롯데쇼핑이 사내벤처로 육성 중인 중고거래 플랫폼 '마켓민트'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내기 위한 도전의 일환이다. 지난해 9월 롯데쇼핑 사내 아이디어로 시작한 중고판매 애플리케이션(앱) 마켓민트는 엘포인트 통합 로그인을 제외하면 기존 롯데의 온라인몰과는 전혀 다른 형태다.
 
직관적 사용자환경(UI)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신용카드와 엘페이·삼성페이 결제를 지원해 기존 중고거래 앱과 차별화를 뒀다. 대기업 유통사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우선 사내벤처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엿보겠다는 의도다.
 
GS홈쇼핑 역시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에 지속 투자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직간접으로 투자한 스타트업 수만 580여개로, AI·빅데이터·검색·콘텐츠 등 다방면에 걸쳐있다. 총 투자액은 3300억원이 넘는다.
 
홈플러스는 강서점, 가양점, 금천점 등 3개 매장에 중고차 업체를 입점시켜 판매를 시작했다.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가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기존 중고차 업체를 입점해 서비스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피했다. 입점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 주차장 유휴 공간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편의점들은 '듀얼 스토어'로 고객 발길을 다시 끌어모으고 있다. 소비자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적은 투자로 수익성을 올리는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음료점, 외식 브랜드에 이어 피트니스센터까지 도입하며 새 먹거리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투자 스타트업의 성장은 GS홈쇼핑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GS샵 반려동물 모바일 전용관은 투자한 펫산업 스타트업들로 꾸려 매출 7배 성장을 거뒀다. 지분 79.9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디자인 쇼핑몰 텐바이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GS홈쇼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면 아무래도 조직이 무거운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기존 조직에서 하기 어려웠던 신사업 아이템을 스타트업을 통해 미리 테스트하거나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어 유통 대기업들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는 시도 자체가 소비자 편의성 확대는 물론 성장동력을 찾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온오프라인 채널의 구분을 넘어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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