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문닫고, 온라인으로 전환
구조조정 대상될까 두려운 직원들
업계 관계자 "예견된 일"

클린존 인증을 받은 롯데마트 서울역점(롯데마트제공).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 그린포스트코리아
클린존 인증을 받은 롯데마트 서울역점(롯데마트제공).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코로나 19 확산으로 국내 경제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특히 유통업계의 고용의 칼바람이 예상 되면서 업계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고 비대면 소비 문화가 급증하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전환되는 현실에 맞춰 비효율적인 매장은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통업계 중 가장 직격탄을 맞은 관광·숙박·여행 등을 중심으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행업계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크고 작은 대부분의 여행·관광업계는 문을 닫았고, 숙박업계는 최소인력만 남기거나 무급휴직을 권유하는 곳이 늘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의 국내 1~2위 대형항공사들이 무급·유급휴가 등을 권유하고 인원을 70%이상 대폭 감축하면서 업계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숙박업계도 다르지 않다. 호텔 운영 전문 회사 HTC는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그랜드워커힐서울은 오는 22일까지 객실 영업을 중단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한 달 동안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유급 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총지배인과 팀장 등 관리자들은 직책 수당을 3개월간 반납했다. 롯데호텔은 일주일 간의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대형마트들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 보다 온라인 주문으로 비중으로 크게 기울면서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를 내가며 매장을 유지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들의 점포 구조조정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게 업계 얘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전에 이미 오프라인 매장 점포 구조조정은 진행되고 있었다. 소비문화가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 수익이 안나는 매장은 빠르게 철수하라는 본사의 지침도 있었다"며 "현재 오프라인을 강행하는 유통업계는 없을 것. 업계 입장에서는 오히려 코로나로 명분과 구실이 생겨 빠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어"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롯데마트는 지난 2월 비효율 점포 30%를 정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0년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곳의 점포 중 200여개를 폐점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다.

SK증권은 백화점의 경우 향후 5년간 5개 점포, H&B스토어 롭스는 130개 중 20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트산업노조 롯데마트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반적인 유통업 침체에 따라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은 물론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상 수만 명의 노동자 일자리가 위협받게 됐다”며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한 직원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언제 해고 당할지 몰라 하루하루불안함에 살수가 없다. 이 시국에 해고 당하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며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인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해도 대책을 마련해 주고 강행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에 롯데쇼핑 측은 폐점되는 점포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해 잡음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희망 퇴직 등에 대해)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불매 여파와 코로나 19확산까지 겹친 유니클로는 배 우진 대표의 실수(?) 아닌 실수로 직원들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배 대표가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전직원에게 발송 된 것.

메일 내용에 따르면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고 썼다.

배 대표가 인사부문장에게 보낼 것을 '실수로' 전 직원에게 발송한 것이라는 해명이지만,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실수인가, 밑밥인가' 등의 반응이다. 언제 구조조정이 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다음으로 고용창출효과가 큰 것이 유통업이기 때문에 유통업이 흔들리면 전체 고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업의 업황은 나빠지고 있는 와중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많은 짐을 떠안은 입장인데, 이 부분에 대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 악재에 악재, 불안한 ‘고용'... 노동자들 위기의식 가중

앞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듯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눈치다. 이 속에서 소속 노동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지고 노동자가 감축 되면 실업률 상승과 함께 부동산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생태계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마트 한 개 점포에 직접 고용된 인원은 평균 150명에서 200명에 사이로, 협력업체와 파견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3백 명에서 5백 명이 매장 한 곳에서 일한다. 앞서 롯데의 2020년 구조조정에 따르면 마트 200개가 사라진다면 단순하게 약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업계의 고용능력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크고 굵은 이슈인 중국 사드, 일본 불매, 홍콩 시위, 메르스 등 크고 굵직한 사회 악재들까지 겹치면서 위기의식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구성원들은 고용안정 없는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벌들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대신 경영 악화 책임을 노동자와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대의 변화 흐름 속에, 그리고 이런 전 국민적인 위기 상황 속에 함께 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노동 자구책을 강구하자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벌어진 사회 문제들로 인해 유통업계도 골치가 아프다. 당장 회사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을 고려했을때, 구조조정은 사실상 현재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라며 "업계뿐만 아니라 국가 전반적으로도 다같이 힘든 상황이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국가와 국민, 기업들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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