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左)·최세진(右) 박사가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부착된 식료품을 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左)·최세진(右) 박사가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부착된 식료품을 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앞으로는 냉장 배송받은 어류와 육류, 청과물 등 식료품 변질 여부를 스티커를 통해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냉장 배송 식료품이 상하면 이미지가 나타나는 스티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 박제영, 황성연, 최세진 박사팀은 이 같은 기술이 담긴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를 개발했다.

해당 스티커는 상온(10℃ 이상)에 노출되면 스티커에 나타나는 이미지로 변질 여부를 알 수 있다. 상온 노출 이력뿐만 아니라 상온 노출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냉장·냉동 보관된 식품이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맨눈으로 변질 여부를 알기 어렵다. 특정 세균은 서식해도 식품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냉동식품은 녹았다가 다시 얼려도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당 스티커를 이용하면 냉장·냉동 배송차량, 이른바 탑차의 오작동으로 식품이 상한지 모른 채 먹어 발생하는 식중독·햄버거병 등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이 스티커는 얇고 유연한 데다 제조비용이 개당 10원대로 저렴하다. 임의로 조작을 할 수도 없어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상온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 섬유 필름이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나노 섬유 필름의 뒷면에 일반 필름을 붙였다.

저온 상태의 나노 섬유 필름은 가느다란 실이 교차한 안정된 형태로 빛을 산란시켜 불투명하다. 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동안 노출되면 나노 섬유 구조가 붕괴되면서 빛이 투과해 투명해진다.

이 같은 원리로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 앞면의 나노 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면 뒷면의 일반 필름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식료품의 변질 여부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상온에서 나노 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는 시간도 조절했다. 스티커별로 최단 30분에서 최장 24시간 후 투명해지도록 일종의 타이머를 설정했다. 여기에는 나노 섬유의 조성과 두께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했다.

현재 경쟁제품으로 상온 노출 이력을 알려주는 키트가 있지만 고가의 의약품 저온유통 용도로 만들어졌다. 특수 잉크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상온 노출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며 제조비용도 수처원대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최세진 박사는 “기존의 의약품 유통용으로 쓰이는 키트는 파손될 경우 특수 잉크가 흘러나올 위험성도 있다”며 “반면에 이번에 개발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유통 과정에서 손상돼도 화학물질 유출 우려도 없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성과 논문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3월호에 게재됐다.

냉장고에서 꺼낸 햄버거 패티를 2시간 동안 상온에 두자 포장지에 부착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에 이미지가 나타났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냉장고에서 꺼낸 햄버거 패티를 2시간 동안 상온에 두자 포장지에 부착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에 이미지가 나타났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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