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민단체, '금융권'의 환경 사회적 책임 요구
두산중공업 한도대출 나선 산은·수은,
포스파워 회사채 인수 참여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

산업은행 앞에서 진행된 '석탄발전 고집하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구제금융 규탄 기자회견'(공민식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은행 앞에서 진행된 '석탄발전 고집하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구제금융 규탄 기자회견'(공민식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지난달 기후솔루션과 녹색연합은 NH투자증권 본점 앞에서 ‘불난 지구에 기름 붓는 금융기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4월 1일에는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경남환경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등의 환경단체가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석탄화력발전소 모형물을 설치하고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모두 금융권의 ‘반환경’ 투자를 철회할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권의 ‘환경 사회적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석탄화력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대해 구제금융과 회사채 인수 등의 지원이 환경적 흐름, 나아가 세계적 흐름과는 맞지않다는 것이다.

4월 1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3월 27일 결정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1조원 규모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규탄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그 방안이 논의될 만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인 국책은행이 한도대출에 나선 것인데 이에 대해 이들 시민단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를 빙자한 석탄화력 지원’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매출의 70~80%가 석탄화력사업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또 근본적으로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대해 코로나19가 아니라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율을 살펴보면, 2017년 5.2%에서 2018년 4.5%, 2019년 2.4%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또한 공시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수주잔고의 감소세도 포착된다.

이에 양 은행에 '두산중공업의 석탄발전 사업 정리를 전제하지 않은 일체의 금융 지원을 중단하라'는 주장이다. 또한  향후에도 프로젝트금융, 사채인수, 대출 등 여하한 방식을 통한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에 이렇게 들어감으로 인해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이 발전을 못한다"며 "계속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중공업의 하청업체 포함 직원들은 우리나라 복지, 고용 정책에 의해 수용이 가능하다"며 "이런 정책을 해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주주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3월 25일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의 포스파워의 회사채 인수에 참여가 지적됐다.

‘포스파워’는 강원도 삼척의 2,100KW 규모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이번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연합은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시 연간 1,300만 톤의 온실가스와 570톤의 초미세먼지를 내뿜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한 심각한 환경, 보건상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한 ‘석탄산업’은 이미 사양산업이라고 판단했다.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라며 석탄투자 회수를 선언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예를 들기도 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올해 연례서한에서 ‘총 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제조 활동에서 벌어들이는 법인기업 자산은 포트콜리오에서 제외해 올해 중순까지 팔아치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산업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줄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세계 석탄화력에 대한 투자는 80%가량 감소했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늘고 있는데, 2018년 기준 세계전력투자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40%에 달한다. 화력발전, 원전의 경우 각각 16%, 6%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엿볼 수 있듯이 글로벌 투자 동향도 이와 비슷하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투자 중단’은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을 주축으로 확장되고 있다. 노르웨이 연기금이의 경우 국내 기업인 한국전력을 지난해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전의 매출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기준 83%에 달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 외에도 알리안츠, HSBC 등 주요 금융기업이 석탄에 대한 투자철회 선언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DB손보 △교직원공제회 △대한행정공제회 등이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이번 규탄 대상에 이름을 올린 금융사의 경우 ESG를 내세워 정반대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포스파워 회사채 대표인수회사인 NH투자증권은 국내 금융기관 중 석탄화력발전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금융기관 중 하나라고 전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전 발전자회사 회사채 인수, 민간 회사의 석탄발전투자, 석탄열병합 발전소에 대한 대출 등으로 석탄에 투자한 금액이 약 3.9조원에 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포스파워 관련 채권 발행 건은 채권 발행이 증권사만 가능한 업무여서 발행 업무를 진행한 건”이라며 “발행된 채권은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일반적인 채권 발행 프로세스라고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ESG는 오래전부터 NH의 DNA로써 NH는 태생부터 '같이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 리서치본부로는 처음으로 ESG Report를 발간하였으며 앞으로도 그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기후솔루션은 KB금융의 계열사 KB증권에 대해서는 KB금융의 ‘ESG 위원회’ 신설과 포스파워 회사채 인수는 맞지 않다며 ESG경영 방침에 부합하는지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반 친환경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투자·대출 등의 규모는 점차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친환경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투자·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친환경 산업 지원/투자/대출 규모만 보더라도 포스파워 100억원 대비 압도적으로 금액이 많다"고 밝혔다.

victory010120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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