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 CLX에 건설한 VRDS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K에너지 울산 CLX에 건설한 VRDS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SK에너지가 울산 CLX에 건설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의 시운전 기간을 당초 목표보다 2주 이상 줄이고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특히 코로나19 이슈로 외국 전문가 파견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체 기술만으로 시운전에 성공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월말 기계적 준공을 한 VRDS가 이달 14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VRDS 공사에 대해 △공사 기간 3개월 단축해 예산을 절감했고 △고압을 견뎌야 하는 배관·연결부위가 많았지만 틈새(리크 현상)가 일절 없었으며 △무사고·무재해로 공사는 물론 △ 자체기술력만으로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VRDS 공사는 2만5000평 부지에 1조원의 자금이 투입됐고 배관 길이만 240km에 달한다. 전기 케이블 길이만 서울-울산 간 거리의 3배이며 공장 건설에 들어간 배관과 장비 등 장치 무게만 15톤 관광버스 1867대와 맞먹는다.

이와 함께 해당 공사는 고압설비가 기존 공장보다 2배 많았지만 오히려 건설 기간을 3개월 단축했음은 물론 당초 2개월로 잡은 시운전 목표 기간도 2주 이상 줄였다. 

특히 시운전 조기완료는 회사 측의 리크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때문으로 보인다. 신설 VRDS에는 총 240km의 크고 작은 배관과 이를 연결하는 2만4000개의 이음새가 있는데 배관과 이음새는 연결 후 직접 테스트를 해보지 못한다. 따라서 시운전 시 누출 문제가 흔히 발생해 이를 수리하는 데만 1건당 12시간 이상 소요된다. 

회사 측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점검을 6단계로 세분화하는 한편, 점검 실명제를 도입해 이러한 시운전 소요시간을 줄이고자 했다. 그 결과 이음새에서 일체의 틈새가 발견되지 않는 시공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공사부터 시운전까지 27개월 이상이라는 장시간이 소요됐으나 사고나 재해가 전혀 일어나지 않은 무재해·무사고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그동안 SK 울산CLX가 SHE(Safety, Health, Environment, 안전, 건강, 환경을 담당하는 업무)를 강조하기 위해 일방혁(일하는 방식의 혁신) 관점에서 추진해 온 ‘중대사고 근절 활동’ 덕분이다. 

VRDS는 울산 CLX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을 마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본격적인 시운전 기간 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 설비 전문업체의 엔지니어가 한국에 파견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시운전 성공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울산 CLX의 VRDS에서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다”며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 선박연료유 황(SO2) 배출 규제로 저황유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이슈나 그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로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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