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태계 지키면서 해산물 얻는 방법 있을까?
인류가 만든 숙제 “지구의 물고기가 고갈되고 있다”
줄기세포 배양, 식물성 재료 사용 등 다양한 노력 이어져

BBC는 “수세기 전에는 식량을 사냥하며 살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사냥으로 먹고 살 수 없다. 100억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21세기에 사냥을 한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BBC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BBC는 “수세기 전에는 식량을 사냥하며 살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사냥으로 먹고 살 수 없다. 100억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21세기에 사냥을 한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BBC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환경적인 이유나 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바다’를 실현하기 위한 식탁 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생선살을 얻기 위해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 물고기를 키우기도 한다.

지난 24일, BBC에 흥미로운 보도가 실렸다. 인조물고기에 대한 내용이다. BBC는 ‘인조 물고기가 최고의 어획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장의 세포에서 자란 생선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의 기업과 실리콘 밸리에서 어류 줄기세포를 추출해 상업적인 생선살로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줄기세포는 배아 또는 성인 생명체에게서 발견되는 세포의 일종으로, 여러 가지 다른 전문 세포로 자랄 수 있다. 여기에서 착안해 물고기의 줄기세포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생선살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다.

생선을 굳이 배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환경적인 고려와 수산자원감소라는 현실적인 숙제,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바다 위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및 인권등에 대한 문제다.

피부로 가장 느껴지는 숙제는 수산자원 감소다. 컬럼비아 대학 해양 수산 연구소 대니얼 팔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는 물고기가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너무 많은 수산자원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유엔에 따르면, 남획과 지구 온난화 등이 오랫동안 어획량의 대혼란을 일으켰고, 해양 어획량의 3분의 1은 생물학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어획되고 있다. 세계야생생물기금(World Wildlife Fund) 조사에 따르면, 캐비어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요 강 유역의 야생 철갑상어 숫자는 지난 세기 동안 70% 감소했다.

해당 보도가 제기한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BBC는 취재원의 말을 인용해 “수세기 전에는 식량을 사냥하며 살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사냥으로 먹고 살 수 없다. 100억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21세기에 사냥을 한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한다. 이 취재원은 철갑상어를 양식한다.

미국 비건푸드 기업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는 해조류 혼합 분말 등으로 만든 식물성 참치캔을 판매한다. (www.next.fish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 비건푸드 기업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는 해조류 혼합 분말 등으로 만든 식물성 참치캔을 판매한다. (www.next.fish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지속가능한 바다 지키려는 다양한 먹거리 노력들

BBC는 싱가포르의 한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새우 줄기세포에서 표본을 채취해 대량으로 새우를 만든 것. 해당 기업의 공동 창업자인 산디아 스리람은 “도살된 동물에서 나온 것과 같은 고기지만, 우리들의 경우에는 동물을 도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산물 식탁에서 ‘지속가능한 바다’를 만들려는 노력은 여러 각도로 이뤄져왔다. 콩고기나 비건용 패티를 만들려는 푸드 스타트업의 노력은 해산물을 둘러싸고도 다양하게 이뤄졌다. 국내 언론 등에도 이미 많은 사례가 소개된 바 있다.

미국 비건푸드 기업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는 해조류 혼합 분말 등으로 만든 식물성 참치캔을 판매한다. ‘오션 허거 푸드’는 껍질을 제거한 생토마토를 기반으로 생참치 대안식품를 만들었다. 해당 생참치는 비건 스시 재료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본에서는 두유 기반 재료와 향미유를 가지고 식물성 성게알을, 홍콩의 단백질 세포배양 회사 ‘아방미트’는 세포 배양육으로 생선 부레와 해삼을 만들었다. 미국 ‘뉴웨이브 푸드’는 홍조류 등 해초와 대두 단백질로 새우살과 똑같이 생긴 먹거리를 만든 바 있다.

인간의 먹거리 재료는 모두 자연에서 온다. 대부분 한정된 자원들이다. 이 먹거리에 대한 환경, 윤리적인 시도가 다양한 각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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