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BGF리테일 주주총회서 향후 사업방향 제시

서울에 있는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롯데쇼핑 주주총회가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에 있는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롯데쇼핑 주주총회가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는 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롯데쇼핑 ‘온라인’・이마트 ‘전기차’ 신규 사업 추진

롯데쇼핑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박마켓 영등포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둔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2019년 한해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와 온라인 중심의 소비 행태 변화에 따른 온라인 시장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힘든 한 해”라고 진단했다. 강희태 대표이사는 이어 “미래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해 정관 사업 목적에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추가했다. 주택 건설 사업은 롯데쇼핑 슈퍼사업부가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첨단지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39층 규모 주상복합 건축 사업을 위해 추가됐다. 전자금융업은 다음달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ON’ 운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추가됐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롯데쇼핑은 롯데ON이 3900만명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유통사의 상품을 포함해 2000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갖추는 한편, 1만개가 넘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 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고, 재무건전성 확보 및 자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점포 단위의 경영을 강화해 점포별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점포 운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오픈 예정인 동탄점과 의왕몰은 지역 상권 1번가로 키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의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구축해 점포 기반 물류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중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는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사업부장, 장호주 롯데쇼핑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의안이 통과됐다. 두 사람은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신동빈 롯데회장과 이원준 부회장의 자리를 채우게 됐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 등은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강희태 대표이사는 “전략을 강력히 실행하고 롯데쇼핑이 지닌 위기 극복 노하우를 발휘해서 조기에 수익성을 개선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면서 “회사를 올바르게 경영 하고 실적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25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의 사업목적에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추가했다. 이마트는 15개 매장에서 급속 충전기(100kW) 330기와 완속 충전기(7kW) 140기를 설치해 운영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외부 위탁 방식으로 펼쳤던 전기차 충전사업에 본격전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강희석 이마트 사장과 권혁구 신세계 전략실장은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마트 광교점에 있는 초급속충전소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 (이마트 제공)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광교점에 있는 초급속충전소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 (이마트 제공)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대형마트 주요 상품으로 꼽히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은 강화하는 한편, 비(非)식품 사업은 과감하게 재편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마트는 M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0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 식품본부로 늘리고,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식품 본부 내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트레이더스는 스타필드 안성에 19호점을 오픈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노브랜드는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모델로 구축한다. 해외 사업 방향도 발표했다. 미국 사업기반 강화와 확대를 가속화하는 한편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 몽골 사업의 추가적인 출점과 상품 수출을 확대하고, 동남아 이외의 신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형태준 이마트 부사장은 주주총회에서 "2020년에는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이마트 재건을 이뤄내기 위해 전사적인 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세 경영’ BGF리테일…신사업 확대・베트남 진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신 사업 분야 개척에 나섰다. BGF리테일은 25일 서울 강남구 BGF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의 사업목적에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 의료용품, 의료기기 도·소매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센스업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 정보 등 무형자산의 판매 및 용역사업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관리업 △상품 중개업 등을 추가했다. 

몽골에 자리한 CU 매장 (CU 제공)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몽골에 자리한 CU 매장 (CU 제공) 2020.3.27/그린포스트코리아

BGF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도 힘을 싣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2018년 몽골에 진출한 CU는 현재 현지에서 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중이다. 진출 국가를 디딤돌로 삼아 여러 지역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BGF리테일은 미국, 중국, 호주, 네덜란드, 대만, 몽골, 베트남, 태국 등 10여개 국가에 PB상품도 수출하고 있다. 

또 이날 주주총회에서 홍정국 BGF 대표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사내이사에,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외이사에 각각 선임됐다. 홍정국 대표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2세 경영’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홍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은 BGF그룹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BGF리테일은 전문 경영인을 통해 내실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성 높은 해외 신흥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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