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기업·학교·병원 급식 수요 감소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 등 영업익 감소 전망

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가 텅 비어있다. 매주 화,목,토 오전 11시에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했던 전국천사무료급식소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됐다/뉴스핌제공
전 서울 종로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가 텅 비어있다. 매주 화,목,토 오전 11시에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했던 전국천사무료급식소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됐다/뉴스핌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초·중·고·대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의 재택근무까지 연장 되면서 국내 식자재 납품 및 제조를 하는 B2C·B2B 유통 업계에 비상불이 켜졌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 삼가, 소비시장 위축까지 되면서 외식급감에 단체급식수요가 아예 중단 되는 사태에 까지 이르면서 식자재가 창고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실시한 외식업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의 일 평균 고객 수는 지난달 25일~28일 평균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휴업을 결정한 외식업체가 지난달 보다 늘어나면서 2015년 메르스 사태 보다 외식업들의 회복 기간인 4~5개월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메르스 사태 당시엔 외식업계 매출은 평균 34%가량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들어 고객사인 외식업체 손님이 줄거나 휴업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2015년 메르스 당시 외식 시장이 회복하는데 4~5개월 걸렸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는 이보다 장기화되고 리스크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식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주요 식자재 유통업체도 비상이다. 여기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대학교가 개학을 연기하자 학교 급식에 식사재를 납품하는 급식 사업까지 중단되면서 식자재 유통업계가 발등에 불이떨어졌다. 개학을 앞두고 이미 쟁여 둔 여러 식자재들을 팔지는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폐기할 날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B2B 급식식자재 공급을 하는 기업의 한 모대표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개학을 하면 쓸 식자재들을 미리 공수해 둔다. 양파, 파, 당근 등...창고 가득 채울 만큼...코로나로 개학이 계속 연기 되자 유통기한이 지나 이미 폐기 처분 한 양이 약 3톤에 이른다"며 "다들 피해를 엄청 입고 있고 사회적인문제라 이렇다 저렇다 할 도리는 없지만 정말이지...죽고싶다"고 토로했다.

◇ 국내 식자재 유통 B2B 업계, "1분기 장사는 접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1분기 장사는 접었다"는 토로가 곳곳에서 나온다.

업계 1위 CJ프레시웨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 감소한 3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1분기 적자전환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2분기에 회복 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그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이달 초부터 800여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푸드센터'를 건립, 식품제조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급식부문 연간 성장률 -10%를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역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식자재 유통회사와 급식 운영업체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부 업체는 물품을 폐기하는 것은 물론, 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들에게 휴직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학교 급식사업의 경우 입찰을 통해 선정되다 보니, 마진율이 저조한데 현재 이마저도 수입이 끊겼다"며 "9월 신학기 도입이 현실화하면 도산하는 업체들도 많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업계는 코로나19 여파가 적어도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식자재 유통 사업의 매출 성장을 8~9%로 가정했는데, 1분기 -10%로 하향 조정한다"며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았던 급식 사업도 고객사의 생산 중단이나 재택근무 등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식자재유통·단체급식업체들은 간편식(HMR)을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악화된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간편식은 최근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건강반찬과 영양죽·수프 등으로 구성한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선보였다. 케어푸드란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노인과 환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어린이 등을 위해 씹고 삼키기 쉽게 만든 음식을 뜻한다. 신세계푸드 역시 소불고기 무스 등 혀로 가볍게 으깨 섭취할 수 있는 케어푸드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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