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코코넛 열매, 미네랄 등으로 제작
​​​​​​​국내엔 재활용 관련 물성 기준 등 가이드라인 없어

배민상회가 선보인 친환경 용기 '그린' (배민상회 홈페이지 캡처) 2020.3.24/그린포스트코리아
배민상회가 선보인 친환경 용기 '그린' (배민상회 홈페이지 캡처) 2020.3.2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배달의 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상회가 열에 강하고 튼튼해 뜨거운 탕이나 무거운 찜도 담을 수 있는 친환경 용기를 내놨다. 이 친환경 용기를 개발한 업체 테코플러스에선 환경부도 플라스틱 재활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식자재 전문쇼핑몰 배민상회는 찜이나 탕 메뉴를 담을 수 있는 친환경 용기 라인업 ‘그린(green)’을 출시했다. 그린은 감자탕, 해물찜, 찜닭 등 탕찜류를 담기 좋은 탕용기, 사이드 메뉴나 반찬을 담을 수 있는 실링용기 등 총 6종으로 구성됐다. 기존 친환경 용기는 강도가 약하거나 열에 취약한 소재가 다수였지만, 그린은 열에 강한 데다 강도도 일반 플라스틱 용기와 차이가 없다. 

해당 용기는 국내 친환경 소재 기업 테코플러스의 친환경 소재 도트&매트로 제작됐다. 도트&매트는 코코넛 껍질, 미네랄 등 천연 자연물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인 친환경 소재다. 50%의 플라스틱은 PP를 사용했다. 도트&매트는 미국 FDA, 독일 LFGB로부터 식품용기로서의 적합성을 인정받았고, 재활용성도 높아 미국 UL 인증을 획득했다. UL은 10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의 시험인증기관이다.

UL은 재활용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도트&매트가 새 도트&매트와 비교했을 때 물성을 어느 정도로 유지하는지 살펴보고 인증을 내줬다. 황근하 테코플러스 매니저는 “재활용된 도트&매트의 강도가 새 도트&매트의 50% 이상이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기준이었는데 실험 결과 강도가 94% 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해당 UL 인증을 받은 곳은 테코플러스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도트&매트의 소재 절반은 플라스틱이 아닌 코코넛 껍질, 미네랄 등이지만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황근하 매니저는 편의점 CU 납품을 앞두고 분리배출 마크를 표시하기 위해 환경부에 물어보고 의견을 나눈 끝에 가장 비중이 많은 수지가 PP라서 PP로 분류 배출 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황근하 매니저는 “PP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해도 첨가제와 색소 등 다른 성분이 들어간다”면서 “PP 100%로는 아무것도 못 만든다”고 했다. 

재활용 과정을 거친 PP 같은 플라스틱은 주차장에 설치되는 자동차 스토퍼, 지게차로 물건을 나를 때 쓰는 파렛트 등을 제작하는 데 많이 쓰인다. 황근하 매니저는 환경부가 나서서 재활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업체가 외국 인증기관에 큰돈을 내고 재활용 인증을 받는 대신 정부의 인증을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근하 매니저는 "환경부는 이걸 수거해서 무엇을 만드는지 안다”면서 “재활용된 물건의 강도 등에 관한 물성 기준이 있으면 재활용 비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금은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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