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팀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 발생 가능성 시사

플리머스대학 연구진은 레고가 바닷속에서 최장 1300년까지 썩지 않고 떠다닐 수 있다고 봤다. (플리머스대학 홈페이지 캡처) 2020.3.23/그린포스트코리아
플리머스대학 연구진은 레고가 바닷속에서 최장 1300년까지 썩지 않고 떠다닐 수 있다고 봤다. (플리머스대학 홈페이지 캡처) 2020.3.2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인기 장난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레고가 1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바닷속에서 썩지 않고 떠다니며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인디펜던트,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영국 플리머스대학(University of Plymouth) 연구진의 논문이 환경분야의 세계적 학술지로 꼽히는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해당 논문 ‘해양환경 속 플라스틱의 풍화 그리고 내구성: 레고의 교훈(Weathering and persistence of plastic in the marine environment: Lessons from LEGO)’을 집필한 연구진은 영국 동남부 해안에 떠밀려 나온 레고 블록 50개를 수거해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수집한 레고를 세척한 뒤 무게를 재고, 사이즈를 측정했다. 1970년대~1980년대에 생산된 사용되지 않은 동일한 레고 블록과 비교했다. 또 X선 형광 분석(X-ray Fluorescence Spectrometer)을 실시해 개별 블록의 화학적 특성을 파악해 해안가에서 수집한 레고 블록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레고가 100년에서 1300년 동안 바닷속을 떠다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안가에서 수집한 레고 블록이 얼마나 닳았는지 파악해 레고 블록이 해양 환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지 계산해서 내놓은 결과다.

레고는 최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레고 블록을 만드는 재료를 2030년까지 보다 지속가능한 소재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레고 블록의 대부분은 ABS수지로 제작된다. ABS수지는 석유화학제품으로 가공이 쉽고 내충격성이 좋아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이는 소재다. 레고는 사탕수수로 만들어진 폴리에틸렌 소재 개발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해당 소재로 생산된 레고 블록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친다. 나무, 잎사귀, 덤불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플리머스대학은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앤드류 터너(Andrew Turner) 플리머스대학 환경과학 부교수가 “실험 대상이었던 레고 블록들은 무뎌졌고 색이 바랬으며, 몇몇 부분이 갈라지고 조각났다”면서 “레고 블록이 부서지며 미세플라스틱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앤드류 터너 교수는 또 “환경에 잠재적 위협을 가하지 않으려면 사용한 물건을 적절하게 처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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