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전 발 빠르게 ‘독일헤리지티지DLS’ 대책 내놓은 김병철 사장
만기연장 50% 가지급 결정ⵈ2021년 1월까지 총 1,899억원 가지급
가입자 입장에서는 '무이자 대출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와

신한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DB)/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승리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투자 김병철 사장이 퇴임 전 발 빠르게 ‘독일헤리지티지DLS’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지난 20일 이사회 현장에서 ‘고객손실 최소화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사퇴의사 표명을 미뤄왔었다’고 발언하며 사의를 표명한 지 이틀 만에 총 1,899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안을 발표한 것이다. 26일 임기 시작 예정인 이영창 사장 내정자 취임에 앞서 내린 결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헤리티지DLS신탁(독일부동산 DLS 이하 ‘독일헤리티지DLS’) 만기가 연장된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50%를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독일헤리티지DLS 상품의 판매사 중 가장 빠른 대책 발표다.

'독일헤리티지DLS'는 '기념물 보존 등재 건물' 개발 사업 대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판매한 독일헤리티지DLS 잔액은 전체 상품 판매액 4,600억원 중 3,799억원으로, 2021년 1월까지 총 1,899억원이 가지급이 이뤄진다. 관련 내용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 권리와 의무 등에 관련된 서류작성 절차를 거쳐 실지급된다. 개인과 법인 고객이 모두 포함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충당금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재무적 부담이 있겠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고객의 어려움을 함께 하는 책임경영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원금상환이 지연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려진 이번 ‘가지급금 지급’ 조치에 이어 나머지 투자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법을 취해 회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상품 시행사인 저먼 프로퍼티그룹이 파산 절차 개시를 신청한 만큼 최종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측 역시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이나 부동산 매각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만기연장으로 자금상황에 어려움을 겪으신 고객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 향후에도 운용사와 함께 투자금 회수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가지급 반환책에 대해 가입자의 시선은 차갑다. ‘가지급금 반환책’인 만큼 대금이 회수되더라도 가지급금을 차감한 후 차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등의 정산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실제 가입자가 손해액을 전부 돌려받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헤리티지DLS 가입자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투자자의 몫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무이자 대출에 불과하다', '판매구조를 봤을 때 원금 보상 혹은 취소에 따른 원금 지급 등의 단어가 맞다' 등의 의견이 올라와있다.

victory010120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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